인터넷 경매 가짜 명품 활개
옥션·지마켓등서 복제품 판매 사기… 위조방지 SW도 유명무실
최근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가짜 명품이 거래되다가 잇따라 적발되는 등 경매 물품에 대한 업체들의 관리, 감독이 소홀해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옥션 등 업체들이 가짜 상품을 막기 위한 자체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정작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최대 경매 사이트인 옥션에 수억원대의 가짜 명품이 올려져, 실제로 이들 제품 중 900만원어치가 소비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터파크의 자회사인 지마켓에도 수억원의 가짜 명품이 올려져 일부 상품이 소비자에게 낙찰돼 회사 측이 이를 확인 중이다.
물건을 올린 판매자는 현재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상표법 위반으로 구속 또는 불구속기소된 변모씨 등으로, 이들은 스리랑카에서 제작된 가짜 유명 브랜드 상품을 구입해 항공편으로 국내에 들여와 옥션과 지마켓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20대 남성인 우모씨가 가짜 명품을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거래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우씨는 동대문시장 등에서 가짜 유명의류 수천점을 구입한 뒤 옥션 등 국내 유명 경매사이트에 거래, 시가로 2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옥션은 그 동안 위조 상품을 차단할 수 있는 브랜드 보호 프로그램인 ‘베로(VERO)’를 운영, 사실상 가짜 상품이 경매 물품으로 거래될 수 없다고 소비자들을 안심시켜왔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옥션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경매는 개인과 개인의 거래기 때문에 모든 거래에 대해서 업체측이 관리, 감독할 수 없다”며 “그러나 피해를 본 소비자를 위해 사법당국과 협조해 적극적으로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지마켓 측도 이번 사건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으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회원들에게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품인증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위평량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사무국장은 “개인간 거래라고 해도 소비자는 옥션과 같은 기업을 믿고 물건을 구입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피해를 구제해야 한다”며 “또한 가짜 상품을 막을 수 있는 좀더 검증 가능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입력시간 : 2004-05-20 16: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