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신이 되기 위한 후보생들의 서바이벌 게임

■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열린책들 펴냄)


"소설 속의 주연은 한 명이지만 조연만 300명, 엑스트라는 1,000여 명에 달합니다. 집필에 9년이나 걸렸어요. 이런 작품은 두 번 다시 못 쓸 것 같네요." 지난 4월 한국을 찾은 프랑스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최신작 '신'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었다. 금주에 발간된 '신'은 그의 말 그대로였다. 책은 3부작 시리즈로 방대하게 펼쳐진다. 한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렸던 '개미',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등 전작들을 집대성하고 정리한 면모가 두드러진다.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한 집필 동기는 이렇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류의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 것이다. 승리한 문명이라고 해서 우월한 것은 아니며 사라진 문명이라고 해서 낙후된 것도 아니다. 진정한 역사의 증인이 있다면 그 답은 바로 하나다. 이 우주의 어딘가에서 지구의 역사를 줄곧 지켜본 '신'이다.' 주인공은 미카엘 팽송. 전작 '타나토노트'에서 지옥을 여행하고 '천사들의 제국'에서 천사의 삶을 살았던 그 인물이다. 팽송은 이번 소설에서 전지전능한 신이 되려는 후보생으로 등장한다. 신이 되기 위한 시험장인 아에덴 섬으로 보내진 팽송. 그는 유일신이 되기 위해 인간세계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화가 클로드 모네, 사회주의자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 등 144명의 신 후보생과 겨룬다. 1등 지상주의의 삭막한 분위기 속에서 의문의 연쇄 살인이 벌어지고 긴장감은 고조된다. 팽송은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금기(禁忌)를 깨고 이 과정에서 소설적 재미는 극대화된다. 티베트 불교경전, 이집트 '사자의 서', 그리스신화 등 방대한 자료에서 추출된 이야기 소재와 장치들이 읽는 재미를 배가한다. 저자가 한국 팬들을 떠올리며 등장시킨 한국 소녀 '은비'도 흥미롭다. 종군 위안부의 손녀딸로 등장하는 '은비'는 만행을 부인하고 사과를 거부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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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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