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동방­성원,동방페레그린­내외경제 맞교환 배경

◎적대적 M&A 전리품 분배/양그룹 위상 강화 기여… 대농 해체 급진전신동방그룹과 성원그룹이 동방페레그린증권과 패밀리 레스토랑인 코코스, 내외경제신문사 등을 맞교환한 것은 이들 양그룹이 대농그룹의 적대적 M&A(Mergers and Acquisitions: 기업인수합병) 전리품을 서로 나눠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양그룹의 이번 「기업거래」로 대농그룹의 해체는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대농그룹을 둘러싼 신동방그룹과 성원그룹의 은밀한 관계는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동방그룹은 올초 진행됐던 미도파 등 대농그룹에 대한 적대적 M&A가 실패로 돌아간 후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이번에 코코스를 인수함으로써 기존의 외식사업부문(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 판다로사)을 대폭 확충하게 돼 종합식품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코리아헤럴드·내외경제신문사를 인수한 것 역시 그룹위상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신동방그룹측은 밝히고 있다. 성원그룹도 동방페레그린증권사의 국내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대한종금, 신대한신용금고등에 이어 증권사를 소유하게 돼 금융부문의 사업기반이 확고해졌다. 또 대한종금이 대농그룹 대출시 담보로 잡았던 내외경제신문사와 코리아헤럴드 지분을 처분, 대농그룹에 대한 부실여신도 상당 부분 회수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 사실 이번 「기업거래」의 최대 수혜자는 성원그룹이다. 성원그룹은 계열사인 대한종금과 성원건설을 통해 신동방의 미도파 M&A에 참여, 4백억원 이상의 이익을 봤다. 성원그룹은 미도파 M&A에서 신동방측의 우호세력으로 참여했으나 재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대농그룹측에 미도파 주식을 고가에 넘겼다. 성원그룹은 미도파 M&A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종자돈」으로 해 원하던 증권사를 손쉽게 차지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신동방은 올초 미도파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면서 계열 증권사인 동방페레그린증권과 합작사인 홍콩 페레그린그룹의 지원을 받았다.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이같은 신동방의 행동에 대해 『외국자본을 이용해 국내 기업을 적대적으로 인수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강력히 비난했으며 재계는 대농그룹의 경영권 방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당시 증권업계에는 신동방그룹의 M&A 자금이 신명수 회장과 사돈관계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돼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등 신동방그룹을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결국 미도파 M&A는 실패로 돌아갔고 신동방그룹은 돈과 명예를 동시에 잃어버렸다. 이 과정에서 성원그룹과 일부 외국투자가들만이 거액의 이익을 챙겼다. 대농그룹은 M&A방어에 수천억원의 자금이 소요돼 자금난에 허덕였으며 부도유예협약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성원그룹은 대한종금을 통해 대농그룹에 대출해준 자금과 코코스를 교환, 부실여신 일부를 회수했고 내외경제신문 지분도 담보로 잡았다. 성원그룹의 한 관계자는 『미도파 M&A가 실패로 끝난 후 신동방은 합작선인 홍콩 페레그린그룹과 불편한 관계가 됐으며 페레그린측의 경영권 독주에 불만을 가져왔다』며 『성원그룹이 증권업에 진출하려는 것과 신동방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양그룹의 교환 협상이 물밑에서 꾸준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과정에서 홍콩 페레그린그룹측이 신동방의 증권사 지분매각을 막기 위해 신동방측 지분을 고가에 매수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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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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