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005년 경남 창녕군 화왕산성 내 저수지에서 발굴된 9세기 통일신라 말기의 목간(木簡) 3점 1조가 가장 오래된 도교의'부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목제 뚜껑이 닫힌 목 짧은 항아리(短頸壺ㆍ단경호) 내부에서 3점 1조로 출토된 목간에 쓰인 묵서(墨書)가 요즘의 부적에 해당한다"는 내용으로 28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목간학회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를 할 예정이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는 불교가 융성했던 시기지만 도교 문물의 흔적은 곳곳에서 유물을 통해 드러났다. 부여 능산리 절터의 백제시대 목간, 공주 무령왕릉에서 나온 매지권(買地券ㆍ토지매매문서) 등에서 도교로부터 유래한 부적이 확인된 바 있다. 이번 화왕산성 목간은 이 중에서도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최고(最古) 목간 부적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관은 목간을 재판독한 결과'시(尸)'자 밑에 '□'자가 4개 있는 점 등은 현재의 부적과도 유사하며 "시(尸)는 인체 내 세 군데 머물면서 그 사람의 선악을 판별해 천신(天神)에게 고한다는 도교의 삼시(三尸) 신앙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목간은 3점이 위ㆍ아래 2곳에 쇠못으로 연결된 상태로 출토됐었다. 원래 길이 16.5∼17㎝, 너비 1.9∼2㎝, 두께 0.4㎝가량인 목간 양면에 묵서를 한 뒤에 세 조각으로 나누어 모서리를 다듬어 못으로 고정, 항아리에 넣고 나무뚜껑으로 밀봉한 뒤 기우제와 같은 일정한 의례를 치를 때 저수지에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