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증시의 동반폭락(사설)

세계의 증권시장인 뉴욕증시가 지난 27일 사상 최대의 폭락을 기록, 주식거래가 전면 중단된채 폐장됐다. 이른바 「암흑의 월요일」(Black Monday)이 꼭 10년만에 재현된 것이다. 다우존스(DJ)공업평균지수는 전날대비 무려 5백54.26 포인트(하락률 7.2%)나 하락, 지난 87년 주가 대폭락 당시의 5백8.00 포인트(하락률 22.61%)를 깨고 사상 최대의 낙폭을 나타냈다. 뉴욕증시는 「암흑의 월요일」이후 하루 내림세가 5백50포인트를 넘으면 거래를 전면 중단한다는 규정을 도입, 10년만에 처음으로 이를 발동했다. 세계증시의 위기인 셈이다.세계 각국의 증시가 모두 무너지게 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런던·파리·프랑크푸르트 증시가 동반 폭락했으며 멕시코는 거래중단 사태가 잇따랐다. 주가 도미노는 28일엔 아시아를 덮쳐 동경·홍콩 등은 매물 홍수를 이루었다. 동경증시는 지난 91년 걸프전이래 처음으로 매매주문을 일부 제한하는 임시주가 안정조치를 취했다. 가뜩이나 허약한 우리나라는 주가지수 5백선이 붕괴되면서 4백90대선까지 붕락, 거의 공황상태다. 환율도 폭등했다. 이번 「암흑의 월요일」파동은 홍콩·동남아 증시의 불안과 미국인의 투자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외신의 분석이다. 아시아지역과 거래가 많은 미국의 정보관련산업, 교통·운수업종이 폭락한 것은 이러한 「아시아 패닉」(Asia Panic)을 반영하고 있다. 또 최근 수년동안 폭등세를 보여온 뉴욕의 주가가 투기요인으로 인해 상당히 고평가 되고 있다는 것도 이번 폭락의 한 요인이다. 따라서 자칫 미국인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해 새로운 국제금융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있다. 반면 낙관적인 견해도 있다. 이번 폭락사태는 아시아 증시의 불안 등 외부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활황국면의 미국경제가 곧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클린턴 미대통령도 『미국경제의 기반이 튼튼해서 폭락사태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을 정도다. 결국 이번 사태는 뉴욕증시의 진정을 기다리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그러나 장기화 될 경우 우리증시의 금융공황 사태가 우려된다. 벌써 증권사 노조로 구성된 「증권사 단일노조 준비위원회」는 주가 추가하락으로 투자자들의 손실을 막기 위해 증권거래법에 따라 증시의 한시적 휴장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62년 「5월 증권파동」으로 75일간 휴장한 선례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정권말이라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매일 매일 세계의 증시동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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