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패션업계의 비방광고 논란

김희원 기자 <생활산업부>

김희원 기자 <생활산업부>

[기자의 눈] 패션업계의 비방광고 논란 김희원 기자 최근 패션업계가 LG패션의 '헤지스' TV 광고를 놓고 때아닌 비방 광고 논란에 빠졌다. '굿바이 폴'로 요약되는 이 광고는 경쟁업체인 제일모직 '빈폴'과 수입 브랜드 '폴로'를 겨냥, 두 업체의 로고 격인 자전거와 말을 타고 온 고객이 '헤지스' 매장에 들른 뒤 이들을 버리고 떠난다는 내용을 각각 담고 있다. 한달전 이러한 내용의 TV 광고가 전파를 타면서 촉발된 양측의 신경전은 '헤지스' 지면 광고가 몇개 잡지 11월호의 '빈폴' 광고 바로 뒷 페이지에 게재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제일모직의 광고 대행사가 잡지사에 항의하자 일부 잡지사가 아예 12월호 '헤지스' 광고를 거부하는 사태로 비화되면서 양측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일면 조용하기만 한 업계에 비방 광고 논란이 등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납작 엎드리는 게 상책'일 업계 최대의 불황기임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논쟁은 더욱 유난스럽게 다가온다. 그러나 업계 내부에서 보게 되는 움직임은 불황 일변도와는 차이가 있다.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달라진 니즈에 반응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도 기민하게 움직이며 불황의 파고를 넘고 있다. LG패션이 공격적 경영을 올해 모토로 선언한 바 있고 FnC코오롱도 올들어 다수의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며 성수기를 방불케 하는 마케팅 전에 뛰어들었다. 신사 정장이나 아웃도어 분야를 살펴봐도 대형 패션기업 3사 등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요란스럽다. 광고가 나간 이후 '헤지스'는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홈페이지 접속자수가 하루 평균 1,500명에서 5,000명으로 늘어났고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젊은 층의 구매가 이어져 업체 내부에서는 광고 자체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업계가 광고 한 편에 주목하는 이유는 광고 내용이나 개별 업체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낸 현 상황에 있다. 생존을 건 마케팅전이 차츰 가열되면서 무리한 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언제든지 상존하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소비자를 자극해서 매출을 늘리기 보다는 브랜드의 특성을 살려 경쟁력을 강화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장기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불황이 깊어갈수록 보다 지혜롭고 성숙된 업계 문화가 절실하다. heewk@sed.co.kr 입력시간 : 2004-11-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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