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왝더독'에 미끄러진 코스피

외국인 선물 매도폭 확대에 급락

우크라 사태 등도 투자 위축시켜

코스피지수가 25일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1,970선까지 떨어졌다.

최근 한 달간 꾸준히 국내 주식을 담아왔던 외국인이 이날 선 물매도폭을 키운 것이 지수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배경으로 우크라니아 사태에 따른 리스크 부각과 최근 주춤한 원화 강세 등의 여파로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을 꼽고 있다.


2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6.68포인트(1.34%)나 떨어진 1,971.66 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3월26일(1,964.31포인트)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678억원, 47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은 1,968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이날 오전까지는 기관이 1,000억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보였지만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이어가 낙폭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이 9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서고 기관도 순매도 규모를 키우자 코스피는 1% 넘게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피 급락의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외국인 선물 매도 포지션 확대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갔던 현물과 달리 선물시장에서는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서 중립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날은 무려 7,909억원어치의 선물을 내다 팔았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포지션을 매도로 바꾸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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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코스피 급락은 펀더멘털에 따른 조정이라기보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 포지션 확대가 현물 시장을 흔든 '웩더독(Wag the dog)'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불안정한 대외변수도 코스피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유혈 사태가 계속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증시를 떠받치는 유일한 수급 주체인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 코스피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기업 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더라도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 대외 변수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원화 값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점도 코스피 하락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5년8개월 만에 1,040원 벽이 무너지며 하락세를 보였지만 최근 1,030원 후반대에서 강력한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 원화 강세에 배팅하고 환차익을 노렸던 외국인투자가 입장에서는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세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증권 팀장은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는 매도 포지션을 확대했지만 현물은 많이 팔지 않고 있다"며 "선물시장의 경우 급반전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팀장 역시 "선물은 현물 주식에 비해 단기적인 방향성을 갖고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외국인의 선물 매도 포지션 확대가 계속되면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추세적인 요인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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