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설공사구간 선박항로 횡단… 충돌 위험/율도 남단∼영종도 연결… 폭 좁고 유속 빨라신공항건설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인천 율도남단에서 영종도까지 연결되는 송유관, 가스관, 송수관 해저매설공사 구간이 선박의 항로를 횡단하게 설계돼 대형사고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인천해양수산청, 신공항건설공단, 한화에너지 등에 따르면 율도남단에서 영종도까지 2.3㎞ 구간의 해저관매설공사는 내달부터 지름 30㎝짜리 송유관, 가스관과 지름 1.3m짜리 수도관 매설을 시작해 오는 99년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이 구간은 유조선과 골재운반선 등 선박의 왕래가 빈번한 율도와 작약도 사이 폭 3백m의 좁은 항로를 가로질러 가도록 설계돼 있다.
이 공사구간 북쪽에 돌핀부두(원유하역부두)를 운영하고 있는 한화에너지는 출입 유조선에 대한 안전대책이 소홀해 대형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측은 『이 항로는 폭이 좁고 유속이 빨라 현재도 7만톤급 길이 2백40m의 대형유조선이 지나다니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공사기간 중 공사관련 선박과의 충돌 등 사고 위험이 크고 만약 사고가 날 경우 이는 대형유류유출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화에너지는 공사완료 후에도 대기유조선이 닻을 내릴 경우 관이 파손될 위험도 있다며 아예 매설지점을 선박의 왕래가 적은 약 1㎞ 북쪽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공항건설공단측은 이에 대해 도로공사장처럼 유도항로를 만들고 유조선 출입 때는 공사선박을 대피시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매설지점을 옮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한화측이 제시한 구간이 폭이 넓어 현재의 공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한편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해저매설문제에 대해 사고발생 가능성을 인정하고 매설허가를 내주기 전에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을 동원해 안전대책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이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