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300개 중소기업에 1,000명의 체험단을 파견하고 대상 업종도 제조업이 아닌 건설ㆍ물류ㆍ관광 등 전산업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2004년 중앙부처 공무원 등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실상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애로 사항을 직접 발굴,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운영되기 시작한 ‘중소기업 체험단’제도가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참여기관의 경우 2004년 첫해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 위주에서 23개 부처(청)로 늘었고 횟수도 6회에서 10회로 증가했다. 방문 업체 수도 125개사에서 467개사로, 참여 인원도 250명에서 1,320명으로 대폭 확대됐다.
특히 현장에서 발굴한 애로 사항의 해결 실적은 아주 뛰어나다. 2004년 182건의 애로 사항을 발굴해 152건을 해결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1,039건을 발굴하거나 신고받아 이중 70%가 넘는 760건을 성공리에 해결했다.
올해는 참여 공무원에 대해 ‘혁신 마일리지’를 부여하고 정부 포상을 추진하는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이 정책이 ‘수박 겉 핥기’식으로 흐르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하는 중소기업인들의 목소리가 높다.
파악된 애로 사항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발굴된 문제점들을 대부분 현행 규정범위 내에서만 해결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사고의 ‘역발상’을 통한 현행법 수정으로 애로 사항 자체가 유발되지 않도록 해결책을 강구하는 적극성이 부족하다 것이다. 실제 지난해 발굴된 애로 사항 중에 현행법이나 정책 기조상 수용이 곤란한 것은 조기종결 처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기업 활동과 관련해 규제가 공존하고 있고 정부가 많은 중소기업정책을 추진하고 홍보한다지만 아직도 정책 정보 자료의 부족을 느낀다는 점이다. 신고 절차와 관련해 관공서를 방문할 때 현장 공무원의 고압적인 자세도 여전하다고 많은 중소기업인들은 호소한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중소기업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냐는 것이다.
안산시화공단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운영하는 P 사장은 “전국에 5인 이상 중소기업이 300만개 이상 되는 상황에서 1,000여개사가 조금 넘는 중소기업을 방문한 결과만으로 어떻게 실상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자신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