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포커스] 中 '쑤저우 공업원구'

삼성·노키아 등 IT기업 밀집…'동방의 실리콘 밸리'로 우뚝<br>도시계획등 싱가포르 경제모델 벤치마킹<br>최적 물류입지·원스톱 행정서비스 구축<br>세계 유수 기업 4000여개나 끌어들여<br>'투자1호' 삼성, 공업원구 대표기업 성장



쑤저우 공업원구의 중앙상업구(CBD) 동쪽편에 위치한 고급 빌라단지들이 원구 중앙에 우위치한 진지(金鷄)호수가에 아름답게 늘어서 있다. 사진제공=쑤저우 공업원구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상하이에서 서쪽으로 1시간 남짓 거리의 '쑤저우(蘇州) 공업원구(園區)'. 원구를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 곳이 산업단지인가 하는 의문이 절로 나온다. 도로 주변으로 끝없이 싱그럽게 뻗어있는 버드나무들, 고급 주택단지에서 볼 수 있는 말끔히 정돈된 푸른 잔디밭이 호수와 강을 끼고 사방 곳곳에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수도였던 천년 고도 쑤저우는 수나라 때 운하 개통한 이후 중국 강남(양자강이남)의 최대 경제 중심지로 번성했던 곳. 흔히 동방의 베니스로 부를 정도로 물의 도시로 유명하다. 나무숲의 녹음 사이로 삼성, 노키아, 지멘스 등 낯익은 글로벌 IT 기업의 이름이 적힌 각양 각색의 건물을 보고 나서야 이 곳이 산업 단지이구나 하는 인식을 하게 된다. 쑤저우 공업원구 관리위원회 판공실 야오원레이(姚文蕾) 부주임은 "쑤저우 공업원구는 정보통신, 정밀기계, 현대적 서비스 등 3대 핵심 산업을 주요 축으로 하고 있다"며 "편리한 물류 시스템, 쾌적한 친환경 시스템, 신속한 행정서비스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국가급 경제개발구 평가에서 동북부 톈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쑤저우 공업원구는 동방의 실리콘 밸리= 쑤저우가 1,400년 전 수 양제의 운하 개통으로 번성의 기회를 잡았다면 지금은 공업 원구가 옛 영광 재현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90년대 중국이 개혁ㆍ개방의 길로 들어서면서 싱가포르 개발 모델을 벤치 마킹한 곳이 쑤저우 공업원구다. 이곳은 지난 94년 중국과 싱가포르 정부간 공동 개발 합의에 따라 조성됐다. 중국의 땅을 내놓고 싱가포르가 도시계획 부터 산업입지까지 거의 모든 것을 결정했다고 한다. 쑤저우 공업원구는 초기의 성공을 발판 삼아 면적을 넓혀가며 확장 중에 있다. 합작 초기 80㎢에 달하던 원구 면적은 이후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며 현재 288㎢로 늘어났다. 상하이항, 난통항, 장지아항 등 중국 동부 주요 항구와 1시간 남짓 거리에 불과한 최적의 물류 입지 조건, 중국과학기술대학 등 18개 대학ㆍ7만명의 대학생, 연구원이 공부하고 일하는 우수 인력 조건, 중앙 정부가 직접 챙기는 원스톱 기업행정 서비스 등이 어우러지며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흡인하고 있다. 세계 500대 기업 중 노키아, 삼성, 지멘스, 에머슨, 보쉬, 파나소닉 등 87개 기업이 들어서 있으며 1억 달러 이상 투자 기업만 100여 개에 이른다. 전체 외자 진출 기업은 4,000여 개에 달하고 중국 기업들도 1만5,000여 개에 이른다. 성급, 도시급 차원이 아니라 중앙 정부가 직접 나서 기업 경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유수 기업들이 쑤저오 공업원구로 몰려오고 있는 이유다. 전력, 급수, 오수배출 및 위험 폐기물 처리 등의 기반시설이 잘 돼 있어 쾌적한 생태 도시환경을 갖추고 있다.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쾌적한 근무, 주거 환경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쑤저우공업원구 관리위원회는 기업행정 업무의 60%를 즉석에서 처리하고, 30%는 2~3일내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 주간지인 요망은 "쑤저우 공업원구가 중국을 일깨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신의 극찬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CNBC는 급부상하고 있는 '동방의 신 실리콘 밸리'라고 평가한 바 있다. ◇삼성반도체가 원구 투자 1호 기업= 쑤저우 공업원구는 삼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94년 처음 원구의 문을 열었을 때 투자 1호 기업이 바로 삼성반도체다. 쑤저우 공업원구의 역사와 미래를 보여주는 원구문화예술중심 전시관에 들어서자 마자 94년 외자기업 최초로 원구에 투자한 삼성반도체의 공장 기공식 사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삼성은 이후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원구 내에 11개 법인이 들어서 있고 공업원구 전체 매출의 29%(2009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 30일 삼성전자가 30억 달러를 투자해 차세대 7.5세대 LCD 공장을 짓는 기공식을 가지면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삼성이 지금까지 투자한 누계 금액이 24억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의 30억 달러 투자가 얼마나 큰 규모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삼성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은 상하이 등 외부로 뻗어나갈 수 있는 수출항이 인접한데다 급부상하는 중국 내수 시장으로 갈 수도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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