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베트남 투자기업들 "조마조마"

경기 급속악화에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건설 차질 우려<br>섬유·봉제업체는 인건비·자재비·대출이자 상승 '3중고'


베트남 투자기업들 "조마조마" 경기 급속악화에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건설 차질 우려섬유·봉제업체는 인건비·자재비·대출이자 상승 '3중고' 박태준 기자 june@sed.co.kr “물가상승ㆍ경기침체에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 상태가 오래 가면 베트남 사업 자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베트남의 경제사정이 급속하게 악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상당수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대안 투자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폭등과 인건비 급등에 환율까지 크게 오르면서 곳곳에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내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환율까지 급상승하면서 베트남 현지 기업환경이 수시로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생산기지 건설 차질 우려=하노이 인근 박린성 옌퐁공당에 휴대폰 생산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는 내년 완공 목표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삼성은 베트남 공장에서 오는 2015년까지 연간 1억대의 휴대폰을 생산해 1위 노키아를 추월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지만 베트남 경제위기가 공장 건설은 물론 근로자 채용, 협력업체 유치에도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당초 예상보다 베트남 사업이 쉽지 않다”며 “베트남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사업 추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베트남 일관제철사업을 추진 중인 포스코 역시 본격적인 사업 시작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인도 일관제철 사업이 부지 매입 지연 등으로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 일관제철소까지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포스코가 계획하고 있는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에 차질이 예상된다. 게다가 베트남 현지법인인 포스비나는 달러 대비 베트남 동화의 환율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급등하는 환율 때문에 원자재 수입 부담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정부의 물가통제 정책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 문제보다 현지의 환율 문제가 더 큰 고민거리”라며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지 상황이 워낙 불안해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값 급등, 건설사업도 불안=금호아시아나와 GS 등 베트남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기업들도 경기침체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OTRA 베트남 무역관은 “우선 베트남 건자재 값이 올 들어 30%가량 치솟아 공사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어 앞으로 분양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베트남에 건설붐을 일으키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도 사정은 마찬가지. 금호건설은 총 2억5,000만달러 규모에 아시아나 플라자 건설을 시작한 상태고 대우건설도 총 10억달러 규모의 떠이호떠이 신도시 건설을 추진 중이다. 금호아시아나의 한 관계자는 “호찌민 최고 요지인데다 분양 대상도 주로 외국인이어서 분양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겉으로는 덤덤한 표정이었지만 속으로는 애가 바짝바짝 타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떠이호떠이 사업의 경우 토지보상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 착공도 하지 못한 상태다. ◇섬유ㆍ봉제업체 ‘3중고’=베트남의 불황에 당장 영향을 받는 곳은 노동집약적인 섬유 및 봉제 업체. 이들은 인건비와 자재비 급등, 대출이자 상승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인건비는 지난해 대비 30%가량 올랐고 이자율은 20% 수준으로 뛰었다. 지난 2002년부터 베트남 하노이 지역에서 니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의류업체 신원의 한 관계자는 “아직 하노이 쪽은 영향이 덜한 편인데 호찌민에서 시작된 경제위기가 이곳까지 확산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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