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내년에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용개선에 힘입어 장기적인 확장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전문통신 블룸버그가 27일 62명의 월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5~4% 수준으로 올해의 4.4%보다 둔화되지만 고용시장이 개선되면서 미국 경제가 정부의 경기진작책에 크게 의존해 온 상황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성장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달러약세 기조가 지금처럼 점진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와 테러 등으로 유가가 재폭등하는 상황 등이 돌발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소재 FTN 파이낸셜의 크리스토퍼 로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는 주택시장 열기가 올해보다 식으면서 성장이 4% 수준으로 둔화될 것”이라며 “그러나 경기 회복세가 다양한 부문으로 확산되면서 지속적인 성장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신규 고용이 내년에 240만명 가량으로 올해보다 20만명 늘어나며 수출증가율도 올해 8%에서 12%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실질 임금도 올해는 줄었으나 내년에는 0.5% 가량 증가하며 기업의 자본 지출은 내년에 증가율이 14%로 올해보다 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팀도 “미 경제에 새로운 에너지가 주입되고 있다”면서 미국경제가 장기확장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클리블랜드 소재 내셔널시티코프의 리처드 드카서 수석애널리스트는 “내년에 성장 속도가 완만해지는 것이 차리리 낫다”며 “너무 빨리 성장할 경우 인플레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고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질 경우 주저앉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 속도가 늦어지면서 영역이 확장되는 것이 당국의 경기 부양에 덜 의존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고용이 늘고 이를 바탕으로 부(富)가 증가하는 것이 경제를 더 자생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블룸버그에 경기 회복세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면서 내년에는 자동차와 의료장비업 등도 호조를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