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T빅뱅 대한민국이 주도한다] <3> 이통사 콘텐츠 강화

앱 개발 적극 지원…애플·구글 잡고 글로벌 콘텐츠 강자로<br>공모전 개최·아이디어 수혈 이어 교육·포상등에도 아낌없이 투자<br>"콘텐츠 개발·판매 생태계 만들자" 공동 앱스토어 연합전선 구축도



# 1인개발자인 이명훈(26)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연애 애플리케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이용자가 가상의 집을 만들고 서로의 집에 놀러가 교류하는 방식으로 남녀 간에만 상대방의 집을 방문할 수 있다. 이씨는 현재 SK텔레콤의 개발자 지원기관인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에 입주해 앱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OIC는 개발자들의 개발공간과 기술ㆍ회계ㆍ마케팅 상담 서비스 등이 지원되는 공간으로 지난 10월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현재 7개 팀이 입주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아이폰 열풍으로 '콘텐츠의 힘'을 실감한 이동통신사들은 내년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콘텐츠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올 한해 동안 개발자 지원시설 설립 등 기반을 다져놓았다면 내년에는 보다 세밀한 지원책으로 개발자들을 키울 예정이다. SK텔레콤은 T아카데미ㆍMD테스트센터ㆍOIC라는 '3각 체제'로 개발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T아카데미에서는 스마트기기용 콘텐츠 개발교육을, MD테스트센터에서는 개발 및 시험환경 제공을, 오픈이노베이션센터에서는 1인 창조기업 지원 및 육성을 맡는 식이다. T스토어는 개발자들을 최우선으로 배려하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내년 1월1일부터 개발자에 대한 수익지급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고 개발자들이 광고수익을 얻기 쉽도록 해주는 모바일광고 플랫폼 'T애드'를 1월 중 도입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오빠믿지'로 유명세를 탄 개발사 원피스의 김정태 대표는 "T스토어에 앱을 올리는 게 안드로이드마켓에 올리는 것보다 홍보나 관리가 쉽다"고 말했다. KT는 연초에 개발자 지원정책인 '에코노베이션 정책'을 발표한 후 이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서울 우면동과 역삼동에 개발자 지원공간인 '에코노베이션센터'를 개설했으며 상금 5억원을 걸고 2회에 걸쳐 앱 공모전인 '에코노베이션 페어'를 개최했다. '생태계(eco)'와 '혁신(innovation)'을 합친 에코노베이션(econovation)이라는 표현에는 일회적인 개발자 지원이 아니라 콘텐츠 개발의 생태계를 통째로 구축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LG유플러스도 내년에는 개발자들의 부담을 더욱 줄여줄 계획이다. 김기영 LG유플러스 기반서비스팀 차장은 "내년에도 개발자들이 오즈스토어에 앱을 등록할 때 검수비ㆍ등록비를 내지 않도록 현재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며 "인기 앱에 대한 포상제도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앞서 지난 9월 모바일광고 플랫폼인 유플러스 애드(U+ Ad)를 공개했다. 개발자는 자신의 앱에서 발생한 광고수익 중 90%를 가져갈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개발자들의 테스트 공간인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8~10월 '오픈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IPTV와 스마트폰용 앱 개발자 발굴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이통사들의 노력이 내년에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결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내년에도 외부 개발자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수혈해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앞으로 T스토어, 멜론, 모바일 결제 등의 기반기술을 공개할 예정인 SK텔레콤은 앞서 'T API센터'를 개설하고 T맵과 문자메시지 서비스의 원천기술을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웹ㆍ모바일서비스 전략 컨설팅 업체인 코어페이즈의 전일현(30) 대표는 "T맵은 국내용으로 특화된 앱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정에 맞고 재미있는 서비스ㆍ앱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개발자 지원과 별도로 위치기반서비스(LBS), SNS 등 7대 주력 서비스 플랫폼에 향후 3년간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이 겨냥하는 것은 해외 IT 대기업들이다. 애플의 아이튠즈나 페이스북, 구글맵스처럼 각종 콘텐츠와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애플과 구글을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KT는 7일 멀티플랫폼 앱 개발 솔루션인 '올레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공개했으며 이를 통해 앱스토어 '올레마켓'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미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600만명을 넘은 지금 KT만의 콘텐츠 유통로가 없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올레 SDK는 한 앱이 다양한 운영체제(OS)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통신망에서 수익을 얻었던 이동통신사가 이처럼 개발자 육성에 공을 들이는 것은 '콘텐츠가 있어야 산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애플이 세계 최강의 IT기업으로 떠오른 것은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가 잘 만들어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개발자들을 끌어모아 수익원을 제공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앱 시장은 올해 68억달러(약 7조8,0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13년 295억달러(약 33조8,000억원)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국내외 이동통신사 간의 연합전선 구축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에 빼앗긴 콘텐츠 주도권을 가져오려면 이동통신사들을 주축으로 해 '공동 앱스토어'를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57개 업체가 소속된 글로벌 슈퍼 앱스토어 'WAC(Wholesale Application Community)'에서 뜻을 모으고 있다. WAC는 전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단말기 기종과 OS에 구애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에서 2월 전세계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주창했다. 국내에서도 WAC을 본뜬 'K-WAC'이 추진되고 있다. 4월 K-WAC 설립에 합의한 국내 이동통신 3사는 내년 6월 K-WAC용 휴대폰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예상되는 투자규모는 100억원이지만 필요에 따라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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