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직원이 라인에서 제품 모델을 변경하기 위해 ‘유니버설 팔레트’를 교체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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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판매단가(ASP)가 160달러에서 130달러로 떨어졌음에도 영업이익률을 8.4%로 유지한 것은 LG전자 휴대폰 사업이 한단계 진일보한 상황을 대변하는 것 아닙니까”
정호영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ㆍ4분기 IR에서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의 저가제품 공세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수익성을 유지할 정도로 휴대폰 사업이 어느덧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바탕에는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과 함께 생산과정에서부터의 원가절감도 한 몫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26일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맞아 수출물량을 맞추느라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LG전자 평택 공장을 찾았다.
연간 휴대폰 생산량 5,000만대 규모의 평택 공장에서는 40개 라인에서 300여종의 휴대폰을 생산한다. 지난해부터 낭비를 제거하는 도요타 생산방식을 도입, 한 라인에서 제품수요에 맞게 ▦자동화라인 ▦반자동화 라인 ▦셀라인(1명이 개별 제품의 조림을 모두 전담) 등을 탄력적으로 운용, 생산성을 30%가량 개선했다. 각 라인별로는 약 10여명의 직원들이 배치돼 쉴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LG전자가 휴대폰 생산 효율성을 높인 비결은 한 라인에서 서로 다른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용 팔레트 시스템’ 도입을 꼽을 수 있다. 휴대폰 크기에 맞게 제작된 ‘유니버설 팔레트’만 교체하면 장비를 모두 뜯어내지 않고도 모든 휴대폰 라인업으로 변경할 수 있다. 즉, 재고에 따른 대기시간 없이 제품물량에 따라 라인을 쉴새 없이 돌려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모델을 교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채 1시간도 들지 않았다. 이상철 생산기술팀 부장은 “대개 하루에 2번 정도 모델을 교체한다”며 “공정혁신을 통해 5초에 1대씩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모델을 CDMA, GSM, 3G 등 다양한 통화방식으로 생산하는 ‘글로벌 플랫폼 전략’을 운용해 부품원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인 것도 원가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린 한 요인이다. 대표적인 것이 초콜릿폰과 샤인폰으로 글로벌 플랫폼 전략을 통해 30%가량 휴대폰 플랫폼 수를 줄였다. CDMA, GSM 등 통화방식에 관계없이 모두 한 라인에서 생산이 진행된다.
또한 LG전자는 휴대폰 일련번호 넣기 자동화, 포장과정의 효율성 증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용절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 도입이 처음부터 환영 받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5년 서울, 청주 등지의 휴대폰 생산시설을 평택으로 통합하면서 의견이 분분했다. 오창수 단말제조그룹장은 “지난해까지 휴대폰 실적이 좋지 않았을 때는 의문의 목소리도 많았다”면서 “대응이 빠르고 효율성이 높은 생산방식 채택이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