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깨끗한」 관료로 알려졌던 줄리아노 아마토(61·사진) 총리의 도덕성이 내각 출범과 동시에 도마 위에 올려졌다.전후 이탈리아의 58번재 내각인 아마토 총리 정부가 출범한 26일, 90년대 초반 이탈리아를 뒤흔든 부패스캔들 때 아마토 당시 총리가 반(反)부패 조사에 제동을 걸으려 했다는 비화가 공개된 것.
부패스캔들 조사를 담당했던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전 치안판사는 이날 라디오 캐피털과의 인터뷰에서 『아마토 당시 총리가 참석했던 모임에서 나와 반부패 조사단의 활동을 비합법화시키려는 계획이 제기됐었다』고 밝혔다. 아마토 총리와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던 베티노 크락시 전 사회당 당수가 조사 대상으로 부각되자 부패 스캔들 관련 조사를 방해하려 했다는 것이다.
크락시 전 당수는 부패와 불법 모금 등의 혐의로 물러난 후 감옥살이를 피해 94년 해외로 도피했다.
아마토 총리는 지난 92년 4월 사회당 크락시 정권이 부패 스캔들로 무너질 때까지 10개월 동안 연정 총리를 지내면서 이탈리아 경제 회복에 일역을 담당했던 인물. 마시모 달레마 전 총리의 후임자로 지명된 것도 11%대의 실업률과 높은 인플레율 등 경제위기 극복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사회의 인맥도 넓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의 물망에 올랐다.
아마토 총리는 83년 변호사 생활을 접고 정계에 입문, 한때 크락시 전 사회당 당수와 절친한 사이를 유지하던 사회주의자였으나 지금은 중도노선을 취하는 무소속 정치인. 크락시 전 당수가 스캔들로 물러난 당시 깨끗한 몸가짐 덕분에 정치생활에 전혀 흠집을 입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아마토 정부는 이번 주중 의회의 신임투표를 치를 예정이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4/27 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