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중국, 개혁 늦출 때 아니다

지금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은 중국이 보다 지속적이고 강력한 개혁조치를 단행함으로써 앞으로도 수십년간 변함없는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경제적 슈퍼파워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지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부의 시각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듯하다. 최근 중국에서 내려진 반(反)시장개혁 조치만 봐도 그렇다. 심지어 지난 89년 천안문사건 때 민주화 운동 직후 내려진 강도 높은 규제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시대를 거스르는 논리들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도시지역의 번영에 경탄을 보내고 있는 반면 중국의 내부 비판자들은 그동안의 개혁 조치들이 불평등을 양산하고 사회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들이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이 초래한 ‘그늘’에 주목하고 ‘사회주의 시장경제’에 모순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면 옳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점들을 고치기 위해 내린 그들의 처방은 옳지 않다. 지금 중국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농촌 지역의 소득은 도시의 3분의1이 안될 정도로 낮고 환경파괴 문제도 심각하다. 교육ㆍ의료 등 사회보호 시스템도 붕괴상태다. 중국의 경제개혁이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를 크게 벌려놓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도ㆍ농 소득격차는 도시거주자와 농촌거주자간의 노동력 이동을 극도로 제한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해졌다. 농촌사회의 빈곤과 불안은 노동의 자유화가 충분히 보장돼 있지 않은데다 지방 공산당 관료들이 부패하고 정책이 죽 끓듯 변덕을 부리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개혁추세는 마치 자동항법장치처럼 어느 정도는 자연스럽게 지속돼왔다. 이는 주룽지 전 총리를 중심으로 세계무역기구(WTO)가 요구하는 무역 및 고용기준에 부합되도록 개혁을 거듭해온 덕분이다. 하지만 기존의 ‘자동항법장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에는 아직도 개혁을 이끌어갈 리더십이 요구된다.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보다 근본적이고 강력한 개혁을 통해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개혁적 지도력을 갖췄음을 보여줘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