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경기모멘텀 둔화로 금리 하락세 이어질듯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채권담당연구원

채권수익률이 연초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단기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채권시장을 둘러싼 주위 환경이 우호적이어서 조정을 예상하고 차익 실현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더 비싼 가격으로 되사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최근의 수급개선이 근본적으로 펀더멘털의 둔화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수급개선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는 은행권의 예대율 축소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 당국은 은행권의 무리한 자산확대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예금 대비 대출비율을 100%까지 낮출 것을 지시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줄었으며, 갑작스럽게 늘어난 예금으로 인해 잉여자금이 넘쳐나게 됐다. 급격하게 늘어난 잉여자금은 채권과 같은 안전한 유가증권 투자로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2~3년 만기의 예금금리가 4%대임을 감안하면 역마진을 줄이기 위해 절대금리가 높은 신용채권과 장기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예대비율을 100%로 맞추기까지는 4년간의 유예기간이 남아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이 빠른 속도로 예대율을 낮춰야 할 강제성은 없으며, 오히려 급격한 예금 증가는 역마진을 키워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의 급격한 예대율 축소는 은행권이 전적으로 의도했다기보다는 경기 불확실성을 반영한 시중자금의 자연스러운 변화로 여겨진다.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증가와 국내 경기 모멘텀 둔화로 민간의 대출수요는 감소하고 있으며, 자산배분에 있어서는 주식과 부동산과 같은 위험자산 보다는 예금과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우호적인 수급상황은 근본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에 기인하고 있으며, 경기회복세가 다시 재개되기 전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월 지표에서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이제 막 하락 반전했으며, 국내 경기 사이클이 1년 내외를 보이고 있음을 감안하면 연내에는 경기 모멘텀이 뚜렷하게 살아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경기모멘텀 둔화와 이에 따른 우호적인 수급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금리하락세를 유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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