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원전, 내년 봄엔 올스톱 되나

지자체장들 거부로 35기 정기검진 후 재가동 못해<br>나머지 19기도 중단 가능성…최악 전력난 올수도



일본 전국에 설립된 총 54기의 원자력발전소가 내년 봄에 일제히 가동을 멈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기검진을 위해 일시적으로 정지된 원전이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거부로 검사 후에도 재가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대지진 피해와 정기검사 등을 이유로 현재 가동되지 않고 있는 원전은 총 35기. 나머지 19기는 올 여름부터 내년 봄까지 순차적으로 점검 일정에 돌입하게 되지만 지자체의 반발 대문에 일단 정지된 원전이 점검 후 다시 가동될 지는 미지수다. 이대로라면 내년 봄에는 일본 발전량의 30%를 차지하는 원전이 전면 가동 중지되면서 일본 경제가 최악의 전력난과 연간 3조엔에 달하는 추가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성을 이유로 원전 가동을 거부하면서 운전을 멈춘 원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일본에서 가동되는 원전들은 매 13개월마다 정기점검을 받기 위해 3개월 가량 운전이 중지되는데, 지자체들이 점검이 끝난 원전에 대해서도 재가동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원전 가동 재개를 위한 법적 권한은 도쿄전력과 같은 전력사업자들이 갖고 있지만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운전 재개 여부는 지자체와 협의하도록 협정에 체결돼 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실질적인 최종 결정은 지사 등 지자체장의 의사에 달려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규슈전력이 운영하는 겐카이(玄海)원전 2, 3호기의 경우 원래 계획대로라면 각각 점검을 마치는 3월 말과 4월 초부터 운전이 재개됐어야 하지만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초유의 원전 사고 이후 지자체가 재가동을 반대하고 나섰다. 여기에 지난달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시즈오카현 하마오카 원전 중단을 요청하면서 원전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돼 이들 원전의 운전 재개 여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규수전력 관할 지역에서 현재 운전이 정지된 원전은 총 6기 가운데 3기.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을 맞아 전력난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체 발전량의 43%를 원전에 의존하는 간사이전력의 경우 관내 11기의 원전이 모두 자리잡고 있는 후쿠이현의 입장에 따라 앞으로 관할 지역에서 심각한 전력난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렇듯 현재 가동 중인 19개 원전이 내달부터 줄줄이 정기점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모두 점검 이후 재가동을 하지 않을 경우 내년 봄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니가타현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5, 6호기를 끝으로 전국 54기 원전이 모두 멈춰 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일본 전역은 올 여름 최악의 전력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일본 정부는 이렇게 모든 원전이 멈춰 설 경우 원전 발전량을 화력발전으로 대체하기 위한 연료비 부담이 연간 3조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지자체 간부는 "아직 후쿠시마 제1원전의 명확한 사고원인도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전 운전 재개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며 "누구도 원전 재가동에 앞장서고 싶어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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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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