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한 '따뜻한 금융' 세금 문제로 차질

"손실 펀드 수수료 없이 엄브렐러펀드로 전환"<br>손실상계 인정 여부 결정 안돼 시행도 지연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9월 '따뜻한 금융'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룹사별 33개 사업과제를 선정했다. 대표적인 과제 중의 하나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손실난 펀드를 수수료없이 엄브렐러펀드로 갈아타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엄브렐러펀드는 여러 개의 펀드가 하나로 묶여져 있어 상황에 따라 다른 펀드로 갈아탈 수 있어 요즘 같은 변동장세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이 사업이 아직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바로 세금 문제 때문이다. 손실이 난 중국이나 브릭스 펀드를 엄브렐러펀드로 옮겨주겠다는 신한금융그룹의 계획이 세금 문제에 뒷덜미가 잡혔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고객이 '봉쥬르 차이나 펀드'나 '브릭스 펀드'를 엄브렐러펀드로 갈아탈 때에도 손실상계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 국세청에 질의해놓은 상태다. 정부는 해외주식형 펀드의 매매차익의 경우 2007년부터 2009년 말까지 비과세를 적용했다가 지난해 1월부터 과세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현재 원금 손실 상태라도 2010년 이후 이익을 냈다면 세금을 내야 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는 비과세 기간(2007년 6월~2009년 12월) 중 발생한 해외펀드 평가손실을 내년 말까지 발생한 이익으로 상계해주기로 했다. 쉽게 말하면 과세 기간 이후 이익이 생겼더라도 원금 손실 상황이라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차이나 펀드나 브릭스 펀드를 엄브렐러펀드로 옮길 경우 손실상계를 계속 적용받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현재 차이나 펀드에 있는 자금 1,000만원을 엄브렐러펀드로 옮겨 탈 때도 당국이 손실상계를 인정해주느냐는 것이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해 펀드가 새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손실상계를 인정할 수 없지 않느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사례가 처음이어서 어떻게 판단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것으로 전해졌다. 손실상계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펀드를 옮기는 데 따른 실제 혜택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신한 측은 해당 사업을 2개월이 지나도 미루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손실상계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국세청에 질의했지만 아직 답이 없어 해당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손실상계를 인정받지 못하면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엄브렐러펀드로 갈아타는 것을 고객들이 꺼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 측은 다음달에는 국세청의 답변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은 당국의 손실상계 인정 여부와는 별도로 다음달부터는 고객이 원하면 선취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엄브렐러펀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아직 실무 검토 중인 사안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고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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