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시장에서 매물이 사라지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도자들이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매물 철회와 계약 직전 단계의 거래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반짝 회복세에 그쳤던 이전 대책과 달리 매도자 우위 시장 형성이 뚜렷해지는 추세다.
특히 이처럼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번주 아파트 분양시장 역시 전국 18곳에 이르는 단지가 한꺼번에 문을 연다. 이는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주간 단위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14일 일선 부동산중개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면서 집값 상승세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강남권 재건축은 물론 서울 강북권의 일반 아파트까지 호가 및 실거래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집값이 더 뛸 것으로 예상한 집주인들이 아예 매물을 철회하는 상황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 중층 재건축 추진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82㎡의 경우 지난달 말만 해도 실거래가격이 12억5,000만원 안팎이었지만 최근 13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불과 열흘 남짓 만에 5,000만원이나 급등한 셈이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6차 106㎡ 역시 같은 기간 5,000만원이나 값이 뛰었다.
가격이 단기 급등한 것은 물론 매물 역시 급격하게 줄고 있다. 반포동 M공인의 한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꾸준히 문의전화가 걸려올 정도로 매수세가 늘었다"며 "하지만 집주인들이 매도를 철회하면서 마땅한 매물 찾기가 쉽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가격 상승기에 나타나는 거래 취소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목동 B공인 관계자는 "추석 전 매수자가 나타나 지난주 말 계약할 예정이었던 거래가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무산됐다"며 "현재 해당 물건은 호가가 2,000만원 더 오른 상태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집값 회복세가 본격화하면서 추석 연휴 '숨 고르기'를 끝낸 건설사들도 분양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오는 17일 경기도 용인시 구갈동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를 시작으로 18곳의 모델하우스가 한꺼번에 문을 열면서 이번주에만 1만3,536가구에 이르는 물량이 공급된다. 특히 19일 대림산업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공급하는 '아크로리버파크 2차' 등 강남권 재건축 물량은 모델하우스 개관 전부터 청약 대기자들의 문의가 몰리면서 일각에서는 청약과열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의 '서초 푸르지오 써밋'과 삼성물산의 '서초 래미안' 등 '9·1부동산대책'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강남권 재건축 물량과 위례신도시 '위례자이' 등도 이달 중 분양시장에 나올 예정이어서 집값 상승세와 맞물려 청약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