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눈덩이 가계부채 방치해도 문제 없나

1분기 가계부채 잔액이 528조8,000억원에 달하고 가구당 평균부채가 3,394만원에 이른다는 한국은행의 발표는 가계부문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부채 부담은 당장 소비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분기에 비해 빚은 가구 당 300만원이 증가했는데도 실질국민소득(GNI)은 0.6% 감소한 탓인지 신용카드를 이용한 외상구매액도 줄어들었다. 이는 하반기 내수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소비가 점차 하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다행히 1분기 전체 가계부채 증가액은 전분기의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부동산투자에 대한 열기를 반영하듯 8개 시중은행의 신규가계 대출 가운데 주택용도 대출이 52.1%를 기록했다. 주택구입용 대출은 8ㆍ31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된 후 주춤했으나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 잔액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무려 55.2%를 차지해 금리가 인상되는 경우 후 폭풍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실질소득이 줄어든 가운데 소비심리 지표인 외상구매액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본격적인 소비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외환위기 직후와 내수 침체기였던 2003~2005년을 제외하면 1분기 소비신용 잔액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회복의 디딤돌이라고 할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우리경제는 일시 하강이나 장기침체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더구나 5ㆍ31 지방선거 결과 정부정책이 당분간 표류할 공산이 큰 가운데 때 이른 대선경쟁에다 여당은 정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악재가 긍정적인 면이 적은 각종 경제지표와 맞물릴 경우 우리경제는 침체 곡선을 그려 국민은 부채가 더욱 늘어나는 등 삶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국민 그리고 금융권 모두 부동산에 몰입하는 이상 현상 속에 경제는 속으로 멍이 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분기 설비투자까지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가계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경제의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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