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화경제] 1. 대륙-홍콩-타이완 신경제권 형성

또 세계경제무대 진출을 위한 세계무역기구(WTO)가입 준비도 끝낸 상태다. 이젠 이를 바탕으로 21세기 세계중심의 「빅 드래건(巨龍)」으로 도약한다는 거대한 야망을 품고 있다. 서기 1000년에 세계 최대의 문명국가 송(宋)나라시대를 일궜던 중국이 다시 2000년대에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할 채비를 갖춘 것이다.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화경제권을 현장취재를 통해 시리즈로 정리한다. 편집자주 「용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마카오가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던 지난해 12월20일. 마카오 시내 중심가 랜드마크에서는 거대한 기념행사가 펼쳐졌다. 마카오의 반환과 새로운 밀레니엄을 경축하기 위한 행사였다. 이 행사에서 중국인들은 하늘을 배경으로 삼아 중국의 상징인 용춤을 격렬하게 추어댔고, 행사분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용머리를 하늘높이 치켜들었다. 용(중국)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주위에서 행사를 구경하던 중국 관람객들도 때맞춰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힘차게 흔들어댔다. 겨울철에 전례없던 비가 내리고, 기온도 수십년만에 최저치(영상 10도)로 떨어졌지만 중국인들은 차가운 겨울 비마저도 「희우(喜雨)」로 받아들였다. 홍콩에서 페리를 타고 한시간 남짓 뱃길을 달리면 도착하는 마카오. 전날까만해도 마카오에 들어가려면 별도의 통관절차를 받아야 했다. 홍콩과 마카오가 중국본토로 통하는 주장(珠江)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지만 마카오는 포르투갈령으로 엄연히 국적이 다른 남의 나라 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콩인은 다른 외국관광객과 다른 통관절차를 밟고 있었다. 또 마카오 어느 곳에서나 홍콩달러가 통용됐다. 「파타카」라는 마카오 법정화폐가 있지만 마카오내에서 홍콩달러를 거부하는 상점을 찾아볼 수 없다. 택시비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홍콩에선 파타카를 받는 곳이 없다. 국적이 달라도 경제적 개념의 영토는 이미 홍콩이나 다름없었다. 마카오의 중국인들이 마카오의 중국 반환을 반긴데는 442년만의 반환이라는 역사적 의미보단 홍콩처럼 되길 바라는 경제적 기대가 숨어있다. 마카오내 상가밀집지역인 여우이마다루(友宜大馬路)에서 옷가게를 경영하는 차이청씨는 『홍콩을 아시아의 금융센터로 키운 영국과 달리 포르투갈은 그동안 마카오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다』며 『중국반환은 카지노외에 별다른 비전이 없었던 마카오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뿌리를 찾아간 마카오를 중국이 그대로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마카오의 중국인들은 마카오의 반환 의미를 대륙과 홍콩·마카오로 이어지는 중화경제권의 확대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정부가 경기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마카오의 경제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기대도 이같은 분석에서 기인한 것이다. 여기에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마카오 반환식에서 『이젠 타이완 통일이다』고 공식천명한 것처럼 타이완 통일까지 이루어질 경우 대륙-홍콩-마카오-타이완은 세계 초대형 교역벨트로 떠오르게 되고, 마카오도 그 후광을 받을 수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령 정치적 통일이 이뤄지진 않는다해도 경제적 통합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타이완의 해외투자 가운데 50%이상이 중국에 집중되고 있고, 투자규모도 꾸준히 늘어나는 등 경제협력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이 경제적으로 통합될 경우 그 「힘」은 가히 폭발적이다. 이미 이들 지역의 경제규모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9%에 달하고, 교역규모는 전세계 교역의 8.6%, 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세계최대를 자랑한다.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515억달러, 홍콩 904억달러, 타이완 1,027억달러로 세계 1위인 일본(2,728억달러)를 크게 앞선다. 이들의 뒤에는 또 유동자산이 2조달러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6,000만 화교자본이 버티고 있다. 뉴스위크가 신년호 특집판 「21세기 가이드」에서 『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도 중국의 이같은 잠재력을 감안한 것이다. 성기룡(成基龍)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홍콩무역관장은 『홍콩과 마카오가 50년동안 1국2체제의 특별자치지역으로 운영되지만 중국과의 경제일체화가 가속화되면서 중국발전에 추진력을 더해 줄 것』이라며 『경제대국으로 급변하고 있는 중국의 변화와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경제의 「틀」이 커지는데 맞춰 대응전략을 다시 짜야한다는 얘기다. 홍콩=이용택기자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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