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시애틀 각료회담 결렬 이후

이번 협상은 너무 많은 의제를 짧은 시간내 다루는 바람에 결렬은 어느 정도 예상되기는 했다. 하지만 선진국간의 대립과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마찰이 심각해 내년초에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후속회담의 앞날도 밝지않다. 21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무역규범의 제정이라는 이상과는 동떨어지게 회원국간의 합의기반은 매우 취약한 것이다. 특히 협상타결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할 미국이 밀어붙이기로 일관, 협상결렬의 가장 큰 원인의 하나를 제공했다. 초강대국다운 자세를 보여주지 못한 점은 실망스럽다.자유무역의 확대에는 WTO체제의 유지 및 강화가 필수적이다. 뉴라운드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출범해야 한다. 선진국들이 먼저 자국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한발짝씩 물러서는 대승적인 자세를 취하지않으면 안된다. 이번 회담은 강대국의 논리가 더이상 다자간협상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개도국의 목소리는 우루과이라운드 때와는 비교가 되지않을 정도로 커졌다. 반덤핑·노동조건의 무역연계 등에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대타협 없이는 성공적인 출발은 어렵게 되었다. 자국이기주의가 난무하는 취약한 합의기반으로는 WTO체제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다. 수만명의 비정부(NGO)기관의 반(反)WTO 시위의 의미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협상결렬로 우리의 행동반경은 매우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농산물분야에서 일부 타결된 합의내용이 문제다. 농산물의 비교역적 기능이 받아들여졌지만 농산물관세를 점진적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우리의 주장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공산품관세인하와 서비스개방, 반덤핑남발 제동등에서 실익을 거둔 것도 아니다. 농산물에서 얻게되는 불이익을 공산품, 반덤핑분야 등에서 만회할 수 있도록 다음 협상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첨예한 이해대립을 중재하는 중간자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협상의 부분적 합의내용과 각국의 입장을 면밀히 분석,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협상전략을 세워야할 때다. 시애틀 협상은 결렬됐지만 내년초에 재개되는 협상에서 실질적인 내용이 확정되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력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