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이 신규 사업 진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져 시너지효과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개발이 최근 부엌가구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데 이어 전통자기 제조업체인 광주요도 주류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웅진코웨이개발은 최근 시스템부엌가구 브랜드 ‘뷔셀’을 내놓고 부엌가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웅진은 그 동안 쌓아온 유통망 및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방가구 시장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조진만 리빙사업본부장은 “1만명에 달하는 코디 인력을 활용, 주방가구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토털 리빙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엌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주방가구 시장은 설계, 시공 등 각 공정에서 오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만큼 영업망으로 승부를 걸어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광주요도 내년 1월부터 증류 소주 시중 판매에 들어가기로 하고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설립한 주조업체 화륜주가를 통해 소주 제조를 시작했으며 내년 초부터 ‘화요(火堯)’라는 브랜드로 전통주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주류업계의 관계자는 “주류 사업이 오랜 기간의 노하우와 영업 조직이 필요한 분야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생 업체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업체들이 앞 다투어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것과 관련 업계에서는 부실을 떠 안은 채 사업을 접는 사례도 많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로만손은 토털 액세서리 업체로 발돋움한다는 전략 아래 지난 2000년 ‘로만손 퍼플’이라는 브랜드로 핸드백 사업에 손을 댔다가 지난해 중반 사업을 접었다. 외형상으로는 지난 2002년 55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으나 손익 분기점에 못 미쳐 사업을 아예 정리한 것이다.
한국도자기가 지난 91년 ‘국산 화장품의 고급화’ 를 내걸고 설립한 로제화장품도 부진한 실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로제화장품의 매출은 267억원, 경상손실은 2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경기 침체로 당초 목표치(300억원)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행남자기는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라는 제과점을 열고 제과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월 매출이 1억여원으로 당초 목표를 밑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내수 경기 침체로 기존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업체들이 많다”면서 “준비가 덜 된 사업 다각화는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