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하토야마 日총리 후텐마 사태 정면돌파

'기지이전 반대' 각료 파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연립 파트너인 현직 각료 파면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후텐마 문제의 정면 돌파에 나섰다. 28일 NHK에 따르면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오키나와(沖繩)현의 주일 미군 후텐마(普天間)기지를 같은 오키나와 내 헤노코(邊野古)로 이전하기로 한 미ㆍ일 합의에 정면 반대하며 각의 서명을 거부한 사민당 당수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소비자담당상을 파면했다. 내각 책임제 하에서 각료 파면은 이례적이다. 일본에서 각료가 파면된 것은 2005년 8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우정민영화에 반대하는 시마무라 요시노부(島村宜伸) 농업상을 파면한 뒤 약 5년 만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정권의 동반자인 연립여당의 당수를 각료에서 파면하면서까지 미ㆍ일 합의를 우선했다는 점과 정부가 결정한 후텐마 이전 안을 밀어붙이기 위한 단호한 결의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하지만 하토야마 총리는 정책 공조를 위해 스스로 꾸렸던 사민당과의 연립을 파기함으로써 정치적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사민당은 후쿠시마 소비자상의 파면이 발표된 뒤 즉각 성명을 통해 "연립정부 구성과 관련 중대 결정이 불가피해졌다"고 연립에서의 이탈을 시사했다. 사민당은 30일 열리는 전국 간사장회의에서 연립이탈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사민당은 민주당 정권 출범과 함께 연립에 참여한 뒤 줄곧 후텐마기지를 오키나와현 밖이나 미국 등 해외로 이전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하토야마 총리는 후텐마 이전 문제를 작년 말까지 매듭지으려다 사민당이 강력히 반발하자 올해로 넘겼고 혼란을 거듭되면서 민주당 지지율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민주당 정권이 후텐마 문제로 위기에 빠진 것은 하토야마 총리가 '최소한 오키나와현 밖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에 집착하기도 했지만 연립 유지를 위해 사민당을 배려하려다 자초한 측면도 있다. 당 안팎에서는 중의원 300석이 넘는 거대 여당이 중·참의원 12석에 불과한 사민당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도 비등했다. 일본 언론들은 각종 정책에서의 말 바꾸기와 내각 불협화음으로 신뢰를 잃은 하토야마 총리가 뒤늦게나마 후텐마 문제에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동맹국인 미국의 신뢰를 회복해 리더십 불안을 씻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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