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크루즈선 개발 産官 협력모델 확대해야

정부가 조선업계와 손잡고 고부가가치 선박인 크루즈선 건조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은 중국 조선업계의 거센 추격을 산관협력으로 따돌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추격의 속도를 더하고 있는 중국은 1ㆍ4분기 선박 수주량에서 한국을 앞섰다. 지난 1월 중국이 수주량에서 1위를 차지했을 때는 ‘설마’ 하는 분위기가 강했으나 3개월 연속 앞질러감에 따라 조선업계에 초조감이 확산되고 있다. 조선업계는 그동안 기술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자위해왔으나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벌크선과 중형 유조선 건조에 집중하던 중국은 시설확장 등으로 품질개선 노력을 거듭해왔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올해 중 한국의 독무대였던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만큼 한국과의 기술격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한국은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 해답이 바로 크루즈선이다. 척당 최고 10억달러에 육박하는 크루즈선은 움직이는 해상 호텔로서 조선기술의 최고봉으로 평가된다. 시장이 계속 확장되고 있는데도 유럽 업체가 독점해 진입장벽이 높았다. LNG선과 해양 플랜트에 이어 크루즈선까지 건조하면 조선기술의 완전자립을 이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클 뿐 아니라 추격의 발걸음을 빨리 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정부와 조선업계의 크루즈선 건조 공동 연구개발은 조선기술의 완전자립 못지않게 산관협력의 상징으로서도 의미가 크다. 정부는 그동안 조선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R&D 지원에 인색했는데 이번에 이를 타파한 것이다. 산업 전반에 걸쳐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절실한 상황에서 정부와 산업계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크게 요구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해 대체에너지 개발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분야는 많다. 조선업계의 블루오션인 크루즈선 공동개발 사업은 정부와 산업계가 손을 잡으면 다른 분야에서도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크루즈선 공동개발을 계기로 산관협력을 더욱 확대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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