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다가 흑5로 쳐들어간 것은 검토실에서 예측한 대로였다. 귀의 실리를 백에게 내주는 것이 아깝기는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구해야 하는 형세라는 것을 요다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흑15로 넘어가지 않고 중원을 한 수 두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았느냐는 검토실의 지적이 있었다. 왜냐하면 흑이 가로 끊는 수가 승부수의 의미가 있는데 그 수의 파괴력을 높이자면 돌이 중원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였다. 복기 때 요다도 그것을 화제로 삼았다. 참고도의 흑1로 둘까 망설였다는 것이었다. 그것이면 백은 2에서 4로 응수를 묻게 된다. 흑5면 6으로 젖혀서 차후에 백이 A로 막는 수가 선수로 듣는 점이 싫어서 그렇게 두지 못했다는 것이 요다의 설명이었다. 백이 40으로 얼른 살아 버린 시점에서 실질적인 승부는 결정되었다. 여기서 형세판단을 해보면…. 흑은 우변이 30집, 하변이 12집, 좌변이 12집으로 합계 54집이다. 백은 상변이 34집, 좌하귀가 14집, 우하귀가 6집으로 합계는 역시 54집이니 덤만큼 백이 이겨 있다. 중원은 쌍방 제로로 계산한 것이다. 실전은 2백44수까지 진행되었으나 종반의 수순은 생략한다. 이렇게 해서 흑번필승의 흐름은 끊어졌고 요다는 막판에 몰렸다. “이렇게 되면 이토(伊東)시에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장쉬가 본인방의 방어에 그치지 않고 명인까지 합병할 기세이다.”(왕밍완) “돌이 저위에 치우쳤던 것이 결국 패인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일관성있는 실리 추구였다고 해도 돌의 편중은 역시 문제였다.”(고마쓰) “잘하면 부부본인방에 부부명인을 겸하게 되겠군.” 제6국은 이토시에서 열리게 되어 있었다. 140수 이하 줄임 백4집 반 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