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발적 상장폐지' 줄잇는다

산은캐피탈도 추진…올해만 8곳 역대 최대<br>"상장유지비용 증가 등으로 더욱 늘어날듯"

증시 상장 메리트가 줄어들면서 자진해서 상장을 폐지하는 기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 신동방CP와 세원화성이 스스로 상장을 폐지하고 주식시장을 떠난 데 이어 산은캐피탈과 제일은행 등 6개 기업도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자진 상장폐지 기업 수(6개 기업)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또 배당확대ㆍ지분요건 충족 등 상장유지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자진해서 상장을 폐지하는 기업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15일 자회사인 산은캐피탈의 상장을 자진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주주가 지분을 80% 이하 보유하도록 돼 있는 지분분산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조치를 추진했으나 제대로 되지 못했다”면서 “상장유지비용을 감안하면 폐지하는 게 낫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현재 산업은행은 산은캐피탈 지분 97.5%를 보유하고 있으며 80% 이하로 낮추지 못할 경우 6월29일 강제로 상장폐지될 처지다. 산은캐피탈은 오는 18일부터 5월9일까지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155만여주 전체를 주당 5,000원씩에 공개매수한다. 이에 앞서 제일은행도 자진상장폐지 결의를 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지분 100%를 인수하는 만큼, 더 이상 상장을 유지할 필요성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수세라믹 역시 상장유지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 상장폐지 신청을 한 상태다. 최대주주 등의 지분을 2년간 80%이상 유지,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시키는 방법으로 스스로 증시에서 퇴출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현재 증권거래법 상 주식분산 정도가 소액주주 200인 이상이 발행주식수의 20% 이상을 보유하도록 한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투자유의종목에 지정되며 이러한 상태가 2년 연속 지속될 경우 퇴출되게 된다. 때문에 상장 유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기업들은 최대주주의 지분을 늘려, 퇴출 조건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 이미 이 같은 방법으로 올들어서만 세원화성과 신동방CP가 상장폐지됐다. 또 한국컴퓨터지주와 남성알미늄, 범양사 등은 3곳은 주식분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한국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공고를 받은 상태다. 증권업체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과 유관기관이 상장유지비용을 최소화하기위해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상장에 따른 실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매년 자진상장 폐지기업 수가 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 2002년 대한알미늄 1개사에 불과했던 자진 상장폐지 기업이 2003년에는 2개사로, 2004년에는 6개사로 늘어났으며 올 들어서는 벌써 8개사가 이미 상장폐지됐거나 자진 퇴출을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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