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부동산 임대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은행권 대출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집값 하락에 따른 은행의 여신 부실화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임대업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과 상가를 대거 사들여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은행들에 공문을 보내 이달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부동산 임대업자들에게 1억원 이상 신규 대출한 건에 대한 세부 명세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또 타 금융기관 중소기업대출 대환 취급현황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금감원은 이후에도 10일 단위로 부동산 임대업 대출 현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임대업자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무리하게 금리를 인하하고 담보인정비율을 상향해주는 등 과당 경쟁의 소지가 엿보이고 있다”면서 “내규를 위반한 사례가 있는지 여부와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을 방지하기 위한 종합 대책, 업종별 포트폴리오 분산 등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은행권은 임대업자들이 은행에서 빌린 자금으로 투기지역 등에 상가나 집을 여러 채 사들여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것을 막기 위해 금감원이 사전 조치를 취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이 부동산 임대업 대출 관련 경쟁이 완화되기 전까지 10일 단위로 점검하기로 한 것은 부동산 쪽으로 흘러가는 중기대출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은행에서 일부 자금을 대출받아 상가나 집을 임대해 노후 수익원으로 삼으려는 퇴직자들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주택대출에 이어 올해는 중기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당국이 점검 분야를 구체화해 부동산 관련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감원이 10일 단위로 상시 감시하기로 한 만큼 상가나 빌딩 임대 수입을 주소득으로 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출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ㆍ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외환은행 등 6개 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26일 현재 246조2,080억원으로 전월 말에 비해 1.2% 증가했다. 3월 이후 지난달까지 넉달간 5조원을 넘었던 월별 증가폭은 당국의 규제 등 영향으로 2조9,214억원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