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러 초강세행진 일단 멈춤

◎베를린 G7재무회담 “현수준 안정” 합의/당분간 1불=120∼125엔선 유지전망 우세/단순합의 불과… 외환시장 장악 미지수【뉴욕=김인영 특파원】 지난 2년동안 일본의 엔화, 독일 마르크화등 세계 주요통화에 대해 강세 일변도를 지속해온 미국의 달러 환율이 진정되고 있다. 세계 외환시장을 주무르는 서방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8일 베를린에서 회의를 갖고 달러화의 환율이 현 수준에서 안정돼야 한다고 합의했다. 또 로버트 루빈 미재무장관은 이 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지난 7일 그의 주무기인 「강한 달러」정책기조를 완화하겠음을 시사했다. 지난 7일 루빈 미재무장관 발언 직후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이 장중 한때 3엔이나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 1백22.60엔으로 마감했다. 또 10일 G­7 회의 이후 처음 개장한 동경시장에서 달러화는 상오 한때 4엔이나 폭락해 1백20.35엔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반등, 하오3시 현재 1백22.76엔에 거래됐다. 세계 최대 통화량을 가진 미국과 일본의 돈 값이 조정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외환전문가들은 이번 G­7 회의 합의와 미재무부의 방향전환을 계기로 세계 주요통화에 대한 달러 강세 추세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세계경제질서에 큰 변화가 없는한 당분간 미국 돈 1달러는 일본 돈에 대해 1백20∼1백25엔, 독일 돈에 대해 1.6500 마르크 전후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이번 G­7 재무장관 회의 합의 내용은 ▲달러 환율의 현상태 유지 ▲추가적인 달러 강세에 대한 공동대처로 요약된다. 지난 95년 4월 회의때 달러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불만이 표출된후 2년만에 이제는 각국이 「만족할 만큼」 달러 가치가 높아졌다고 공감한 것이다. 이처럼 7개국 재무장관들이 환율 전쟁에 휴전을 선언, 현상유지에 합의한 것은 더이상의 확전이 내정에 불리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경우 올들어 디트로이트의 자동차업계는 일본차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내수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며 환율을 낮추기 위한 로비활등을 의회등 요로에 펼쳐왔다. 핫머니가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 올초 주가 대폭락을 경험한 일본 관리들은 더이상의 엔화 폭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를 취할 것임을 올들어 누차 언급해왔다. 독일도 12% 대에 이르는 전후 최대의 실업율에 시달리면서 물가와 고용안정을 위해 마르크화의 안정을 바라고 있다. 더우기 유럽 국가로서는 오는 99년 유럽연합(EU) 단일통화 창출에 앞서 유럽의 기축통화를 안정시킬 시점이었다. 그러나 G­7 재무장관의 합의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경기호황이 7년째 지속되는 반면 일본과 독일의 경제 여건은 올해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하루에도 수조의 달러가 거래되는 세계 외환시장을 7개국 재무장관의 추상적인 합의로 컨트롤할 수 없는 여건이다. 지난 2년동안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40%, 마르크화에 대해 2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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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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