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朴박사와 실험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朴박사와 실험실교수직 유혹도 뿌리치고 연구소 지켜 박노상 박사는 「늦깎이」과학자다. 대학을 마칠무렵에야 화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것은 그의 연구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스승을 만난 것과 관계가 있다. 고인이 된 임기흥 교수다. 임교수는 주중에 실험실에서 온갖 허드렛일을 시키고 휴일엔 함께 한강변에서 약초를 캐도록 하는 등 朴박사에게 까다로운 스승이었다. 공부에 큰 관심이 없었던 그도 스승과 함께하면서 화학이라는 학문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요즘 그는 세미나 도중 쓰러져 유명(幽明)을 달리한 스승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대학시절에는 자주 은사(恩師)의 묘소를 찾았지만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로는 주변이 너무 바뀌어 찾지 못하고 있다. 여간 죄스러운게 아니다. 그는『연구에 대한 열정과 올바른 자세를 이끌어 준 은사』라며 힘든일에 부닥칠때면 스승의 가르침을 떠올리곤 한다. 朴박사는 최근 대학과 연구소에서 유기화학분야의 연구인력이 줄어드는 것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한다. 화학은 「3D학문」으로 통할 정도. 朴박사는 『젊은 연구인력들이 기초과학을 꺼려서는 대학, 기업, 국가는 전체적으로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그의 이런 말에는 「행동」이 담겨있다. 교수직의 유혹도 뿌리친 것. 몇번의 대학교수 제안에도 朴박사는 『내가 연구할 곳은 연구소 뿐』이라며 거절했다.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환경의 차이를 간과한 채 출연연구소에 대한 일방적인 사회적 편견과 냉소는 하루빨리 없어져야 믿음에서다. 선임부장때는 동료들이 구조조정으로 연구소를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부족한 재정지원과 사회적 편견도 연구개발의 걸림돌이 됐다. 숱한 어려움속에서도 신약개발의 결실을 맺게 한것은 연구원들간의 믿음과 팀웍이었다. 『신약을 비롯해 연구개발에 대한 성과는 연구원 모두의 몫』이라고 말한다. 연구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는 모든 연구원들이 모두가 골고루 갖는 것도 이런 확신에서 나온다. 연구원에게 항상 주문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아이디어라도 일단 진행시킨다. 그만큼 독창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제약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그들이 이미 이룩한 연구분야에서는 승산이 없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미개척 분야를 연구해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입력시간 2000/07/10 16:5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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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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