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송전선 전자파 안전 이상무

최근 송전선 전자파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연구기관이 인근에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학교가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최고 24배가 넘는 자기장에 노출돼 있다고 발표하면서 소중한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의 가슴을 철렁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서 이 같은 발표는 상당 부분 오해의 소지가 많고 이유 없이 국민 불안감을 조장하는 측면이 강하다. 전자파는 멀리 날아가는 특성이 있지만 송전선 전자계는 열적 효과가 없다. 따라서 멀리 전파되지 않을 뿐더러 수미터만 떨어져도 급격히 자계의 세기가 작아져 전자파라고 하지 않고 전자계라고 한다. 상당수 일반인은 송전탑만 봐도 전자파가 많이 나올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송전선로 주변 113개 학교의 자계 노출량 조사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학교(약 84%)의 노출량이 0.4uT로 국제기준(83.3uT)의 0.5% 수준밖에 안되는 극히 낮은 수준이다. 노출량이 많이 측정된 학교 교실의 경우에도 1.96uT로써 국제기준의 2.4% 수준으로 매우 낮은 상태이다. 또 가정의 가전제품과 비교해봐도 자계 노출량이 헤어드라이어 70uT, 전기면도기 50uT, 청소기 20uT인 데 비해 송전선은 12.5uT에 그친다. 송전선의 자계 노출량이 매일 가까이에 놓고 쓰는 가전제품 보다 훨씬 적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계에 대해 지난 96년부터 10년간 세계 56개국, 8개 국제기구, 8개 국제협력연구단체와 공동연구를 벌였다. 일부 사람들이 전자계의 안전성을 불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년간의 연구결과에서 WHO는 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ICNIRP)의 전자계 국제가이드라인(83.3μT)을 변경할 아무런 과학적인 근거도 찾지 못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국제가이드라인은 ‘문제가 없다’며 옹호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자파 인체영향 연구와 전자계 인체영향 연구가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국내의 소수 연구결과는 국제 권고기준과 비교해 그 위험 정도에 대해 관련 절차와 검증을 거친 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과학자는 지속적으로 전자파 영향과 전자계 영향을 규명해나가고 정책 입안자와 여론 주도층은 일반 국민이 전자파와 전자계를 확실히 구별하고 올바른 이해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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