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갈 길 먼 '금융 브랜드'

브랜드 홍수시대다. 그래서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브랜드 가치를 정량화해 무형자산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브랜드 가치는 기업 간 인수합병(M&A) 또는 재무제표에 반영되기도 한다. 외환 위기 당시 미국의 J사가 S제약을 인수하면서 실제 장부가인 100억원보다 브랜드 가치로 300억원을 더 내고 사들여 화제가 됐던 적도 있다. 이런 사례들은 주로 제조업에 국한돼 금융업에서는 한 차원 다른 얘기로만 받아들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금융권에서도 브랜드 경쟁력이 매우 중요해질 전망이다. 보험업법 개정과 자본시장 통합법 등으로 은행과 보험ㆍ증권 간의 장벽이 없는 금융대전을 예고하고 있고 금융업의 무형적 특성상 상품과 서비스에 실질적 차별화를 확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이런 변화에 맞춰 3년 전부터 브랜드 경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07년에는 업계 최초로 서브 브랜드를 출시하며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연초부터 추진한 ‘보장자산 캠페인’은 단일 기업의 캠페인에 무려 780만명이 참여한 기록을 세워 전국민에게 보험의 사회적 의미를 새롭게 환기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산업정책연구원의 평가에 의하면 삼성생명의 브랜드 가치는 4조원을 넘어 지난 2년간 금융권 내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브랜드스톡이 발표하는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는 2006년에 비해 7계단이나 상승한 10위에 올랐다. 이런 평가는 아주 반갑지만 결코 만족할 수는 없다. 글로벌 시대에 국내 1위에 만족하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비즈니스위크에서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발표한다. 최근까지 국내 브랜드로는 삼성전자가 21위를 차지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전세계에 알려졌다. 여기에는 또 각국을 대표하는 12개의 금융회사가 올라가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금융회사들은 찾아볼 수 없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세계 일류 브랜드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때까지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삼성전자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가 금융권에서도 나와야 한다. 아직 우리의 갈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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