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30일] 원자력발전 30년, 이젠 수출이다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발전을 시작한 지 29일로 30년이 됐다. 그동안 한국은 원전 설계ㆍ건설ㆍ유지ㆍ운영에 이르기까지 원전 선진국으로 우뚝 섰다. 설계수명이 다해 폐기될 위기에 처했던 고리 1호기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성 검사를 통과해 10년간 연장 운영되고 있는 데서 한국의 높은 원자력발전 기술력이 입증된다. 이제는 이 같은 기술을 디딤돌로 삼아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는 일만 남았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은 20기로 전체 전력의 40% 가까이를 생산하고 있다. 지금 짓고 있는 신고리원전 4기와 신월성 2기, 건설 준비 중인 신울진 2기를 합치면 한국은 오는 2015년 원전 28기를 보유한 세계 5위의 원전 강국으로 부상한다. 원전 숫자만 아니라 신고리 3ㆍ4호기와 신울진 1ㆍ2호기는 ‘3세대 원자로’ APR-1400형으로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이 자체 개발했다는 점이 자랑이다. 고유가 시대에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생산비가 저렴한 청정에너지인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새로워지고 있다. 그동안 원전 건설을 중단했던 미국은 물론 유럽과 동남아 각국까지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이 발전단가도 높고 기술개발 단계인 것과 달리 원전은 단가가 중유의 3분의1, 수력과 풍력의 50%에 못 미치는데다 안전성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져 수출전망이 밝은 편이다. 한국 원전은 30년 동안의 운영이 입증하듯 안전성은 세계적이나 수출은 아직 부품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올해는 원자력 상업발전 30주년을 맞아 수출 1호의 경사가 날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으로 중수로 건설이 중단됐던 것과 달리 한국은 이에 대한 기술을 축적해온 것이 각광 받고 있다. 터키ㆍ루마니아ㆍ모로코 등의 원전 건설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전은 수출이 성사되면 부가가치도 조 단위에 이르고 일자리 창출도 몇만개나 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및 정부가 손을 잡고 노력한다면 원전은 유망 수출산업이 될 수 있다. 원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더욱 높여 세계시장에서 원전 한국의 위상을 확립해나가는 것이 원전 30년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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