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총수들 생일·회갑연/가족과 함께 ‘조촐하게’/재계 화제

◎김우중 회장 19일 회갑… 언론 보도조차 꺼려/현대집안은 형제들 모여 화합의 시간 “유명”/30대 회장들 기념일 과소비와는 거리 멀어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가족끼리 조촐한 회갑연을 가졌다. 부인 정희자씨(대우개발회장)가 차려주는 생일상을 받는 것이 회갑연의 전부였다. 모처럼 미국 유학중인 장남 선협씨가 부친의 환갑연에 참석하는 등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달라진 점. 김회장 사진을 전담하고 있는 회장실 L과장은 혹시나 해서 필름을 잔뜩 준비해 방배동 자택을 찾았으나 『별달리 찍을 거리가 없었다』며 조촐한 회갑연을 설명했다. 김회장은 자신의 환갑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 자체를 꺼렸을 정도였다. 김회장만이 아니다. 그룹회장들의 대부분은 회갑, 고희(70), 희수연(77) 등 나이와 관련된 기념일을 보낼 때 조용하게 가족행사로 치르는 게 보통이다. 물론 계열사 사장단을 초청하는 경우도 있고, 해외출장길에서 기념일을 맞는 총수도 있다. 총수의 스타일에 따라 조촐형, 자축형, 무시형 등 다양하지만 대체로 조용하다는게 공통점. 30대그룹 회장들의 기념일은 과소비와 거리가 멀다. 조촐형의 대표는 김우중 회장. 김회장은 생일이나 회갑연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끔 계열사 사장단이나 회장단과 바둑을 두기도 한다. 생일이나 희수연 등을 통해 형제끼리 모여 화합의 시간을 갖는 자축형은 현대집안이 대표적이다. 정주영 명예회장과 그의 형제들은 생일잔치등을 가족들과 함께 하며 계열사 임직원들과도 함께 한다. 반면 2세들은 철저히 가족들과 집에서 조용히 지내는 편. 평소 검소하기로 널리 알려진 정명예회장은 생일인 11월25일에 형제, 자식들과 계열사 사장단을 초청해 식사를 했다. 올해(81회)는 성북동 그룹 영빈관에서 1백여명의 측근임원들과 함께 했다. 정인영 한라그룹회장은 지난 4월27일 희수를 맞아 한남동 자택에서 형인 정명예회장, 동생인 정순영 성우그룹 회장, 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 정상영 금강 고려화학회장 등과 함께 조찬을 가졌다. 이후 임직원들과 호텔에서 별도의 희수연을 갖기도 했다. 현대가의 2세들인 정몽구 그룹회장, 정몽헌 그룹부회장 등은 가족끼리 생일을 보낸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은 매년 1월9일 생일에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들로부터 생일축하를 받은 후 곧바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시상식에 참석한다. 내년 55번째 생일때도 호텔 신라에서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제안상·기술대상」시상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생일을 대신할 계획. 구본무 LG그룹회장은 엄격한 집안인데다 구자경 명예회장이 엄존해 생일이라고 해서 특별히 일가가 모이거나 별도의 행사를 갖지 않는다. 다만 구회장 생일에는 모친이 구회장집을 찾는다고. 무관심형의 대표주자는 최종현 선경그룹회장. 그는 생일을 가족과 함께 보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각종 기념일에 별로 신경을 안쓴다. 올해 생일도 김영삼 대통령의 지난 11월 베트남 방문을 수행하는 동안 지나가 버렸을 정도. 생일잔치를 권하는 그룹 임원들에 대해 최회장은 『팔순때나 해볼까』하는 말만 전한다고. 지난 2월 11일 희수를 맞은 조중훈 한진그룹회장도 부암동 자택에서 아들인 조양호 대한항공 사장등 가족들과 식사를 함께 하면서 조촐히 보냈고, 김석준 쌍용그룹회장도 생일자체를 알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게 보낸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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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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