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막대한 국채 물량 소화위해 약세 방치" 관측도<br>이번주만 1,120억弗발행 저가 메리트로 투자 유인<br>弱달러 베팅 투자자 많아 주가·국채는 더 오를수도
| 환율이 1년 만에 1,100원대로 내려앉았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원40전 하락한 1,194원40전으로 마감했다. 1,100원대는 지난해 9월29일이후 1년만이다.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외환딜러들이 모니터를 바라보며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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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가파른 하락세 왜?
"美정부, 막대한 국채 물량 소화위해 약세 방치" 시각도이번주만 1,120억弗발행 저가 메리트로 투자 유인弱달러 베팅 투자자 많아 주가·국채는 더 오를수도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환율이 1년 만에 1,100원대로 내려앉았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원40전 하락한 1,194원40전으로 마감했다. 1,100원대는 지난해 9월29일이후 1년만이다.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외환딜러들이 모니터를 바라보며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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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 약세는 미 국채 세일을 위한 노림수인가.'
올 4월 1유로당 1.28달러였던 환율이 1유로당 1.47달러로 상승, 불과 5개월 만에 달러화 가치는 15%나 떨어졌다.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90엔대로 10%가량 떨어진 상태다.
최근의 달러가치 하락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들은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에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지나친 통화팽창정책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물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미 정부가 대량으로 쏟아지는 국채 물량을 원활하게 소화하기 위해 의도를 갖고 달러화 하락을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가파른 달러화 하락 속 대규모 국채 발행
이번주 미 국채발행 물량은 총 1,120억달러에 이른다.
환율 움직임이나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한 시각을 감안한다면 매물 소화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출발은 기대 밖으로 순조로웠다.
22일(현지시간) 진행된 재무부 국채입찰(430억달러, 2년 만기)은 입찰경쟁률(bid-to-cover) 3.23을 기록할 정도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최근까지 3차례 입찰경쟁률 평균은 2.87). 통상 달러화 약세가 미 국채의 투자 메리트를 반감시킨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 정부 입장에서는 기대를 뛰어넘는 선전이다.
23일에는 5년 만기 국채(400억달러), 24일에는 7년 만기 국채(290억달러) 등이 잇따라 발행될 예정이지만 이 물량 역시 무난히 소화될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 속에서도 미 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마이클 애트킨 퍼트남인베스트먼트 헤드는 "이미 미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해외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미 국채를 사들이는 것 외에는 대안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뉴욕 채권시장에서도 10년 만기 및 2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나란히 0.03%포인트 하락한 연 3.44%와 0.95%로 장을 마감, 채권에 대한 인기가 되살아나는 모습이었다.
◇ 달러 약세는 국채 세일을 위한 노림수(?)
경기회복을 위해 천문학적인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상당 기간 국채를 대량으로 쏟아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미국 내에서는 금융기관의 체질이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어서 결국 채권의 주수요처는 중국 등 해외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 국채시장의 큰손인 중국은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해 시비를 걸면서도 꾸준히 국채를 매수, 올 들어서만 미 국채 보유량을 10% 늘렸다(미 재무부에 따르면 해외 중앙은행을 포함한 해외 투자자들은 지난 8월 실시한 1,090억달러의 미 국채입찰에서 50%가 넘는 물량을 소화했음).
최근 달러가치 하락은 이들 해외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꾸준히 사들일 수 있는 일종의 당근으로 작동하고 있다.
달러가치를 하락시켜 미 국채 매입 메리트가 감소하는 폭만큼을 보전하는 일종의 '가격 상쇄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 4월에 미 국채를 매입한 수요자보다 이달에 미 국채를 매입한 수요자는 유로화 대비 15%, 엔화 대비 10%의 가격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달러가치 하락 움직임을 미국의 배려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여기에는 만에 하나 향후 글로벌 경제가 다시 흔들릴 경우 그래도 미 국채가 가장 든든한 리스크 헤지 자산이 돼줄 것이라는 공감대도 자리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0%대로 묶어둘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스티브 로도스키 국채 담당 헤드는 "더블딥(이중침체)을 주장하는 학자의 견해에 동의한다면 지금이 국채를 매입하기에 나쁜 시기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마켓워치는 이와 관련, "최근 달러화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주식과 채권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번 분기에 주식과 채권이 모두 오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아 앞으로도 주가와 국채가 동시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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