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史記 원전으로 '秦末漢初' 새로 써

■ 초한지 / 이문열 지음, 민음사 펴냄


1,700만부 판매를 기록하며 국내 출판가 최고의 스테디셀러로 기록된 '삼국지'를 새로 썼던 작가 이문열이 이번에는 초한지를 단행본으로 내놨다. 초한지는 진나라 장량이 기원전 218년 시황제의 암살을 기도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항우가 자살하는 기원전 197년까지 진말한초(秦末漢初) 20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간지에 연재했던 초한지를 엮은 책은 5월 말 전 10권 완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2권이 먼저 나왔다. 책은 전국칠웅(戰國七雄)이 할거하던 천하를 통일한 뒤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 진시황이 가혹한 법률로 절대권력을 휘두르며 부국강병책과 철혈통치를 펼치는 것으로 스토리가 시작된다. 2편에는 천하의 기미를 살피던 유방과 초나라의 전설적인 장수 항연의 아들 항량 등이 변방에서 벌어지는 봉기를 틈타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 과정까지를 그리고 있다. 초한지는 삼국지, 수호지와 달리 원전이 존재하지 않는다. '초한지'라는 제목은 명나라 시대의 종산거사가 쓴 '서한연의'를 우리말로 붙인 이름. 저자는 서한연의가 지나치게 역사를 왜곡했다고 지적하며, 서한연의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사기(史記)'를 원전으로 하고 '자치통감'과 '한서(漢書)'를 참고해 완전히 새로 썼다. 사기를 원전으로 했기 때문에 저자는 나관중의 '삼국지'에서 빌려온 상상력에 의존한 듯 보이는 다른 '초한지' 와는 차별화할 수 있었다. 저자는 역사적 '팩션(fact+fiction)'을 의미하는 연의(演義)에 충실하기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책은 '칠푼의 진실과 서푼의 허구'라는 연의의 본령을 준수해 역사적 사실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소설적 재미를 최대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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