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환율시대… 경영 패러다임이 바뀐다

◎수출전략상품 독자브랜드 “유망”/자금조달­단기차입금 상환,엔·마르크화 거래 늘려/환관리­선물환·스와프 거래 통해 리스크 극소화/기업들 환율예상치 설정 탄력대응키로「1달러=1천원」시대를 눈앞에 두고 재계가 경영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환율급등에 맞춰 경영패턴을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 1천원시대에 맞는 전략마련에 분주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본격적인 고환율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역패턴은 물론 자금운용, 환관리 등 경영의 모든 부분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계가 마련한 「1천원시대의 신경영패러다임」을 알아본다. ◇무역패턴=외화가득을 높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수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순 임가공이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 따라서 수입원자재를 사용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고 이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독자브랜드 개발에 집중, 수출전략상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연지급방식의 교역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국제금리가 국내금리보다 싸다는 장점으로 이 방식을 선호했으나 환율상승으로 그 이점이 사라졌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불요불급한 원자재 수입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연지급방식을 사용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이를 이용했던 금중개무역이나 원자재 수입은 급속히 줄 것』이라고 말했다. 3국간거래는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 방식은 동종화폐간 환리스크가 없고 상대적으로 평가절하가 덜 된 품목을 사서 환율이 안정된 곳으로 판매해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 이밖에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수입은 가능한한 줄이고 수출쪽에 보다 큰 비중을 둬 외화를 확보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자금조달=단기차입금은 상환하고 장기자금을 확보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초단기적으로는 단기자금을 사용해야 하지만 이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기금리를 통해 환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 해외전환사채 발행도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도 국가신인도가 추락한 상황에서는 어려워 우선 좋은 조건으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기업의 체질강화에 경영의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결제통화나 해외자금조달선의 다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달러베이스의 거래에서 탈피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엔화나 독일 마르크화를 통한 거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자금구조 건실화를 유도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무조건 빌려오는 방식에서 벗어나 감당할 만한 수준의 자금을 차입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관리=현물환은 가능한한 줄이고 선물환거래나 스와프거래(현물환을 매각하고 선물환을 사들이는 방법)를 통해 리스크를 극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근의 금융불안이나 증시폭락 추세를 비춰볼때 환율상승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가장 효과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또 수입금융을 위해 사용하던 유전스빌(기한부어음)의 사용이 퇴조되고 사이트빌(일람출급) 이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원화차입부담이 늘어나고 수입원가가 상승하는데 따른 수지악화가 우려되지만 속수무책인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특히 달러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가능한한 연지급방식의 거래는 지양하고 이른 시일내에 부채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데 사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시나리오경영=『환율에 관한한 전략경영 시대는 끝났다』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전략경영이란 분석­전망­결론을 놓고 이에 맞춰 중장기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 그러나 환율이 널뛰기를 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경영계획은 의미가 없다. LG그룹은 환율예상치를 결정하지 않고 세가지 가상 환율시나리오를 만들어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지난해 부터 세운 중장기계획도 전면 수정하고 있다.<고진갑 기자>

관련기사



고진갑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