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출업종 주력기업 수출가격 인상러시

수출채산성·영업이익 악화에 정면돌파 시도<br>품질·서비스 차별화 전략…수출에 영향줄까

올들어 환율하락과 원자재가 인상으로 인한 수출채산성이 크게 악화되자 전자, 자동차 업체 등 대표적인 수출기업들이 일제히 수출가격인상에 나섰다. 해외시장에서 중국 등 신흥 개발국들과의 가격경쟁을 감안할 때 많은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국내기업들이 수출가격을 올리는 것은 환율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가격 인상은 기업들이 품질이나 서비스에서 자신감이 없으면 시도할수 없는 차별화 전략이어서 수출가 인상이 품질 경쟁력 및 서비스 향상과 맞물려 앞으로 기업들의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고가 판매전략으로 차별화 = 삼성전자는 지난 1.4분기 TV(직시형), 레이저프린터, 에어컨, 냉장고, 휴대폰 등의 수출가격을 올렸다. 제품별로는 TV(직시형)의 경우 올해 1분기 수출가격이 1대당 476달러로 지난해291달러보다 63.6%나 올랐고, 세탁기는 207달러에서 291달러로 40.6% 인상됐다. 또 에어컨은 12.8%, 레이저프린터는 12.7%가 각각 올랐고 냉장고는 3.4%, 휴대폰은 1.7%가 인상됐다. 이들 품목의 평균 수출가격이 오른 것은 주로 디자인과 기능을 크게 향상시킨고부가 프리미엄급 제품군의 판매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들어 환율 하락세가 가속화하고 원자재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함에따라 지난달 중순 중.저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가격을 10-15% 가량 인상했다. 이번에 가격이 인상된 품목은 전자레인지나 창문형 에어컨 등 중저가 제품이 대부분이며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은 제외됐다. LG전자는 이번 수출가격 인상이 환율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 외에도 북미나 유럽 등의 시장에서 파상적인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는중국산 가전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저가 제품에 맞서 가격인하 경쟁을 펼치기 보다는 오히려 기능과 디자인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고 가격도 인상함으로써 `고급제품'의 이미지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LG전자 이영하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인상과 환율하락을 모두 감안하면 20% 이상의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했다"면서 "이중 상당부분을 혁신과 원가절감을 통해 흡수할 예정이지만 어느 정도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와 철강업계도 원자재가격 인상과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 등을 이유로 제품 수출가격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들어 지난 1월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수출가격을 인상했다. 미국 수출 차량의 경우 베르나 15달러, 아반떼XD(수출명 엘란트라) 50달러, 산타페 100달러, 투싼 150달러 등 차종에 따라 15-150달러 가격을 올렸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20(클릭)-1천500달러(에쿠스), 독일 50-150유로선 등 유럽과기타 지역으로 가는 차에 대해서도 수출가격을 인상했다. GM대우차도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상승 등을 감안해 수출 가격 인상을 추진중이다. 포스코는 열연코일 동남아 수출가격(t당)을 지난해 1분기 322달러, 2분기 490달러, 3분기 493달러, 4분기 535달러, 올해 1분기 585달러, 2분기 633달러로 올리는등 대부분 제품의 수출가격을 잇따라 인상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자재가격 인상과 환율하락 등의 인상요인이 발생한 데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철강 수요산업 회복세와 중국의 특수효과도 반영, 수출가격을인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 `고가 수주가 살길이다'= 조선업계는 가격이 비싸고 마진이 많이 남는 선박을 수주하는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그리스 시엠엠(CMM)사로부터 8만2천㎥급 초대형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3척을 2억8천만달러에 수주했다. 척당 9천300만달러 가량으로 척당 가격이 6천800만달러 정도였던 지난해 초에비하면 30% 이상 상승한 가격이며 올해 초 수주가격인 8천200만달러에 비해서도 10%이상 높아졌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18일 브리티시버진아일랜드의 퍼시픽스타사(社)로부터 30만6천t급 초대형 유조선(VLCC) 3척을 약 3억7천만달러에 수주했다. 척당 1억2천400만달러 수준으로, 최근 계약된 VLCC 가격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지난 2002년 말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높은 가격이라고 대우조선해양은 설명했다. 이에앞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 `빅3'는 카타르가스에서 발주한 LNG선 장기물량 44척의 수주를 싹쓸이했다. LNG선은 척당 가격이 보통 2억달러가 넘어 크루즈선을 제외하면 가장 비싼 선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가 물량면에서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환율 하락과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여서 척당 가격이 높고수익이 많이 남는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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