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혁신 이끈다] '현장중심' 자율·책임경영 앞장
민간기업에 뒤지지 않는 적극성으로 무장성과중심 평가제 실시·인사시스템도 개선
“민간기업에 뒤지지 않는다”
기업의 투명성과 경영실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며 공기업도 현장중심의 자율경영과 성과 중심의 책임경영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당장 경영실적이 나쁘면 공기업 기관장의 인사문책은 물론, 직원들도 인센티브나 연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수한 성과를 거두게 되면 ‘두터운 월급봉투’도 기대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공기업도 더 이상 민간기업에 뒤지지 않는 효율성과 적극성으로 무장한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고객중심의 현장경영에 앞장선다=공기업들이 최근 보이는 변화중 하나는 ‘현장중심 경영’. 탁상공론을 버리고 일선 현장과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기업경영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직원들이 환경단체에 대거 가입하면서 이들과의 대화와 설득을 통해 친환경적인 물관리정책에 앞장서는 동시에 기존 댐 운영효율화로 개발효과를 내는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인 현장경영의 예로 손꼽힌다.
고객이 직접 직원을 평가해 우수사원을 뽑는 제도도 실시되고 있다. KOTRA는 고객이 직원을 평가하는 독자적인 고객관리시스템을 개발, 운영해 연봉이나 인센티브에 반영하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을 기반으로 KOTRA는 지난 2003년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와 사장평가에서 모두 1위를 거뒀다.
또 한국전력은 전사적인 혁신조직을 상시 가동하는 한편, 혁신과 변화의 움직임에 동참하도록 성과평가 및 보상체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제안된 우수한 아디어가 채택될 경우 해당 사원은 성과에 따라 최고 5,000만원의 포상을 받는다.
한국도로공사는 국제조세리스, 자산유동화 등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해 재원조달의 건전성을 확보했다. 방만한 자금운영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과중심 평가제, 인사시스템 개혁에도 적극=투명경영의 밑바탕인 공정한 인사관리도 최근 공기업들이 변화를 시도하는 주요 부분이다. 인맥에 의존한 불투명한 인사관리시스템을 개선, 사원들이 직접 성과를 평가하고 이에 기반해 인사를 실시한다.
한국표준협회는 최근 본부 및 팀 단위로 성과중심의 경영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이에 따른 인사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정년이 보장되던 임원들도 2년 임기의 경영계약제로 전환해 책임경영을 실현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총무국장, 기획부장 등 주요직위에 대한 내부직원 공모제를 시행해 인사 투명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다면평가위원회를 구성,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한 예다.
또 한국토지공사는 입사지원서에 학력, 경력 사항을 폐지하고 완전 무자료 면접을 실시하면서 우수한 능력을 갖춘 이공계 출신, 여성ㆍ장애인 직원을 대폭 늘렸다. 대한주택공사는 직원 채용 때 여성응시자의 불이익 방지를 위해 여성면접관을 배정하는 등 우수 여성인력 활용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 경우다. 신용보증기금은 임금피크제를 실시, 고용불안감을 해소하고 인건비 절감, 인사적체 해소 등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공기업들의 변신 사례는 민간기업으로 역류되고 있다. 민간기업체가 공기업의 혁신을 모델로 삼고 있는 것. 공기업 경영혁신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대목이다./현상경기자 hsk@sed.co.kr
입력시간 : 2004-07-16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