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의 최대 과제는

■ 풀어야 할 과제는

중앙회장 선거 등 격변기 앞둬 원만한 관계로 위상 정립해야

해외진출 등 사업 다각화 관건… 우투證 등 활용 전략도 주목


전임의 그림자는 너무 크고 헤쳐나가야 할 관문은 험난하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바통을 물려받은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농협금융의 수익성 회복과 체질 개선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됐다. 그는 금융 관료와 국책은행장까지 역임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지만 농협금융은 체질이 다른 금융조직이다. 무엇보다 농협금융의 뿌리인 농협중앙회와의 관계 설정에 실패할 경우 최고경영자(CEO)로서 경영 자체가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

농협금융 내외부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김 회장 내정자의 실력보다는 성품이다.


농협금융은 농협의 신용사업 부분이 분리돼 설립된 지주회사로 여전히 중앙회의 입김이 세고 전국에 걸친 조합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중앙회장과 조합장이 모두 선출직이기 때문에 기존 금융계에서 상대하던 파트너와는 성분도 다르다. 더구나 농협중앙회는 올해 경제지주 분리와 중앙회장 선거가 예정돼 있는 등 초유의 격변기를 앞두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중심을 제대로 잡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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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김 회장 내정자의 첫 번째 숙제는 중앙회와의 원만한 관계 설정 및 농협금융 회장의 위상 정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김 회장 내정자를 바라보는 금융계의 시선은 조심스럽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전임 회장이 워낙 겸양의 리더십을 보인 반면 김 회장 내정자는 자기 색깔이 다소 강한 편이라 우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책금융 개편 등을 추진하면서 다른 국책 금융기관과 잡음을 일으켰던 부분, 성동조선에 대한 조 단위 지원과 출자 전환 등 수출입은행장 시절의 공과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반면 금융당국의 한 후배 관료는 "김 회장 내정자는 선이 굵고 판단력이 누구보다 빠르며 변신의 귀재"라면서 "소통 능력도 왕성하기 때문에 농협금융 회장으로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가운데 수익성 지표가 가장 떨어지는 농협금융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도 김 회장 내정자의 금융 CEO로서의 실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농협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26%,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4.35%로 신한금융지주 등에 비하면 수익성이 절반에 불과하다.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에 명칭 사용료 등으로 매년 수천억원을 지불하는 것을 감안해도 농협금융의 1인당 생산성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떨어진다.

농협의 자산 운용 수익률을 높이고 해외 사업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은 김 회장 내정자의 중장기 과제다. 범농협의 자산 규모는 200조원에 달하며 이를 어떻게 굴리느냐에 따라 농협의 미래가 달라진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을 품은 NH투자증권이나 농협생명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 자산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것은 지주 회장이 직접 로드맵을 짜야 하는 부분이다. 농협의 촘촘한 전국 유통망을 금융계열사들이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김 회장 내정자가 지금껏 돌파했던 수많은 과제 중 가장 어려운 숙제를 마주하게 된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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