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펀드담보 대출자, 증시급락에 울상

은행들 평가액 떨어지자 "빨리 갚든지 이자더내라"<br>증권사도 대출원금 회수위해 청산 움직임


펀드를 담보로 대출 받은 사람들이 주가급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은행들은 펀드의 담보가치가 크게 떨어지자 대출 이용자들에게 상환 또는 추가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주가가 떨어지자 대출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펀드를 청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ㆍ러시아증시 등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의 경우 고점 대비 주가 하락폭이 최고 65%에 달해 담보가치가 최초 대출금액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해 말 증시활황 때 경쟁적으로 내놓은 펀드담보대출 상품의 담보가치가 주가급락으로 크게 떨어지자 대출원금을 상환하거나 추가 담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출만기를 연장해주더라도 담보가치 하락을 이유로 추가적인 이자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은행권 상환 및 추가 이자 요구=은행권은 지난해 말 펀드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으면서 주식형펀드 평가액의 50%까지 대출을 해줬다. 지난 10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1월 고점(2,085포인트) 대비 41%나 떨어졌다. 그래도 국내증시는 나은 편이다. 홍콩H지수나 러시아 RTS지수는 지난해 고점에 비해 62~65%나 하락했다. 해외펀드의 대부분은 중국ㆍ러시아 등 브릭스 관련 주식 비중이 높기 때문에 현재 평가액이 담보가치를 밑도는 펀드가 상당수에 달한다. 이처럼 펀드 가치가 떨어지자 은행권은 펀드담보대출 상환 또는 추가 담보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평가액이 담보가치를 밑도는 펀드 대출 이용자들에게 추가 이자를 물도록 하거나 추가 담보설정 및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주가하락과 함께 펀드 담보가치가 떨어지자 10일부터 담보인정비율을 50%에서 40%로 낮췄다. ◇증권사들은 반대매매 추진=증권사로부터 펀드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펀드 가격이 급락하면서 당초 약정에 따라 증권사가 대출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펀드를 청산하는 반대매매 상황에 내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는 펀드 평가액의 50~60%까지 대출해주면서 담보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자동적으로 펀드를 청산해 대출을 회수할 수 있도록 약정한 상태다. 펀드 평가액의 50%를 대출해준 굿모닝신한증권의 경우 펀드 평가액이 대출금액의 140% 밑으로 떨어질 경우 펀드를 자동 청산해 대출원금을 회수한다. 당초 펀드 평가액(1,000만원)의 50%인 500만원을 빌렸다가 추가 하락으로 평가액이 600만원으로 떨어졌다면 이는 당초 대출금액 500만원의 140%(700만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증권사는 펀드를 자동 청산해 대출을 회수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펀드 가격 급락으로 반대매매를 당하지 않기 위해 대출자들이 추가로 증권사에 돈을 집어넣거나 아예 포기하고 펀드를 청산해 대출을 상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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