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번엔 '고유가 악재' 증시 압박

IT경기 하강 맞물려 주가 추가 부담<br>상당기간 유가 추이에 민감 반응할듯

국제유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서울 증시의 복병으로 다시 등장했다. 2일 미국의 테러 공격 위협과 국제유가 급등 소식에 종합주가지수는 720선까지 붕괴되며 15.75포인트(2.14%) 하락한 719.59포인트로 마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식시장 및 국내 경기가 하락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고유가에 따른 충격이 더욱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고유가 대책을 좀더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도 이 같은 우려에서 나온 것이란 해석이다. ◇"증시 압박할 것" 우려= 최근의 유가 상승은 예측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에 연동돼 있다. 이 때문에 유가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압도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그렇지 않아도 매수기반이 취약한 서울증시가 유가 부담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서영호 JP모건 리서치헤드는 “고유가에 따른 수출 약화 가능성, 물가 압력 증가, 중국 경기 하강 가능성, 정보기술(IT) 경기 하강 등 여러 요인들이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다른 요소들은 증시에 대부분 반영이 됐지만 유가 강세가 지속된다면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말이다. 이혜린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국제유가의 급등 요인이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가 아닌, 중동 지역 정세 불안 및 추가 테러 가능성 등 예측불허의 외생적 변수에 기인하고 있어 쉽게 가격 안정을 낙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간 경기회복을 이끌었던 IT산업을 중심으로 생산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어 고유가 현상은 하반기 주식시장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와 주가 역(逆)의 관계= 지난 4월 말 ▦중국 경제 경착륙 ▦미국 금리인상 ▦국제유가 상승 등 3대 악재로 인한 주가 하락이 시작된 후 유가 상승 및 주가 하락이라는 상관관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주 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 인도분이 배럴당 43.8달러로 마감,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소식에 2일 국내 증시가 연중 최저치까지 하락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유가(두바이유)가 1달러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19% 증가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 감소하며 주가는 14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기계ㆍ유통ㆍ건설ㆍ운수창고ㆍ운수장비업은 유가 상승에 따른 타격이 큰 반면 전기전자ㆍ통신ㆍ보험업은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고유가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당분간은 주식시장이 유가 움직임에 매일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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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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