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타협했어야 했다

제7보(119~145)

[韓中日 바둑영웅전] 타협했어야 했다 제7보(119~145)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수를 당한 원성진은 한참 망설이다가 흑19로 빈삼각을 두고는 21로 고개를 돌렸다. 최철한은 지체없이 20, 22로 회돌이를 쳤다. 자존심이 팍 상해 버린 원성진은 25로 손을 돌렸고 상대의 동요를 눈치챈 최철한은 숨겨두었던 비기(秘器)를 마저 꺼내들었다. 백26이 그것이었다. 독수의 등장. 원성진은 심장 밑을 파고드는 적의 독검을 피하기 위해 우상귀를 내주었다. 이제 우상귀의 실리는 문제가 아니었다. 원성진은 도처에서 고개를 쳐든 은자들의 무리를 일망타진하기로 작심했다. 흑41로 차단하자 중원의 백대마는 일단 흑군의 포위망에 들어갔다. 이 백대마가 다 잡히면 무조건 흑승. 살면야 물론 백의 대승이다. 검토실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대형 묘수풀이. 후일 최철한은 이 장면에 대하여 말했다. “여기 와서는 이미 흑의 파국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포위망의 곳곳에 약점이 있어서 백은 결코 잡히지 않는다. 애초에 흑은 강경책을 버리고 타협책을 찾았어야 했다.” 그가 제시한 것은 흑19로 참고도의 1에 따내는 코스. 흑11까지가 최선이며 이 코스였으면 아직 승패불명이었다는 것.(29…22)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4-10-20 17:03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