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코스닥 사상 최장랠리가 남긴 것

‘투자는 준비하고 기다리는 자의 몫’이라는 단순한 격언이 요즘 코스닥시장만큼 맞아떨어지는 곳은 없다. 코스닥시장이 사상 최장 랠리를 마감하고 지난 29일 소폭 조정을 받았다. 닷컴 열풍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지난 99년~2000년에도 보지 못했던 한 달간의 상승행진이 이어졌으며 이 기간 중 코스닥지수가 20% 이상 상승했다. 인터넷ㆍIT 관련주 등 전반적인 종목들이 골고루 상승하면서 시장 전체가 한단계 ‘레벨업’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상승장의 주역도 역시 기관과 외국인들이었으며 개인들은 철저히 소외됐다. 상승장에서는 사지 못해서 손해보고 하락장에서는 팔지 못해 손해보는 개미투자자의 ‘뫼비우스 띠’같은 쳇바퀴 투자는 여전했다. 실제 랠리 기간 중이었던 10월31일부터 11월28일까지 외국인과 기관들은 3,600억원대의 코스닥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개미들은 오히려 2,200억원가량을 매도했다. 올해 전체적으로 봐도 외국인과 기관이 1조2,500억원가량을 순수하게 사들였으며 개인들은 이들에 반대편에서 서서 코스닥 종목을 팔아치웠다. 올들어 코스닥지수가 80% 이상 상승했기 때문에 개미들의 입장에서는 몇 푼의 매매차익을 챙겼는지 모르지만 오히려 크게 보면 손해보는 구조가 돼버렸다. 실제로 코스닥시장에서 부동의 1위 종목인 NHN만 보더라도 이런 구조는 확연해진다. 외국인들은 개미들이 너무 비싸서 사지 못한 이 종목에 대해 지난해 이후 꾸준히 지분을 확대해오고 있다. 올들어서만도 10%포인트 이상의 지분을 확대해 지분율이 52%~53%에 이르고 있다. NHN의 시가총액이 올들어 2조6,000억원 정도 증가했기 때문에 단순계산만으로도 외국인들은 1조3,00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NHN 한 종목에서 거둬들였다. NHN뿐만 아니라 코스닥 대형종목의 경우 대부분 기관과 외국인들의 지분을 합칠 경우 50% 이상을 넘어서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랠리를 통해 코스닥시장이 2000년 이후의 장기소외에서 벗어나 대세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이제 코스닥시장도 ‘정석투자’ ‘장기투자’의 대안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개미들도 이제는 과거처럼 시장에 떠도는 테마나 세력이나 따라다니는 어설픈 투자보다는 펀드멘털에 기초한 정석투자를 통해 ‘정당한 투자수익’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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