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안전자산 선호심리 커지며 시장불안 고조

■ 美 시퀘스터 영향, 환율 1,090원 돌파<br>주요국 통화정책 회의 앞둬<br>환율 상승압력 더 커질수도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환율의 변동 방향보다 더 위험스러운 것은 하루하루의 변동폭이다. 방향을 잃고 출렁거릴 때 수출기업의 대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환율이 다시 출렁거리고 있다. 미국의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탓이다. 유로존 악재가 다시 불거진데다 이번주 유럽중앙은행(ECB)ㆍ일본중앙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도 예정돼 있어 환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원50전 오른 1,093원20전으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우리나라 휴장일인 1일 시퀘스터가 발동되면서 상승했던 역외차액선물환(NDF) 환율을 반영, 5원 상승한 1,088원으로 출발했다. 장 초반 수출업체의 달러매도물량이 풀리면서 1,090원대를 앞두고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1,090원이 뚫린 뒤 손절매수(쇼트커버)물량까지 가세하면서 오름폭이 커졌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역외 매수세가 대량 유입된데다 지난주까지 환율을 눌렀던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장 초반 나오기는 했지만 다 소화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시퀘스터 영향에다 유로존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실망스럽게 나오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주에는 호주(5일), 캐나다ㆍ일본(6일), 유럽연합(EUㆍ7일) 등 주요국의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도 예정돼 있어 정책과 발언 수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홍석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퀘스터 발동으로 환율 레벨이 올랐지만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7일 유로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로존 경기둔화에 따른 금리 연내 인하 가능성이 제시될 경우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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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사실상 외환 당국이 부재 중인 것도 문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직 인사청문회 일정도 못 잡았고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금융위원장으로 옮겨간 상태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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