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버산업/종교계 「노인돌보기」 사랑 물결

◎실버마을 잇단 건축… 싼 입주비로 성실한 봉사 『노년의 휴식은 우리가 맡겠다.』  민간 기업들의 실버타운 진출이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에 신앙생활 속에서 노년을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 종교계 실버타운 건립이 활발해지고 있다.  종교계 실버타운은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만큼 신뢰성이 있고 일반적인 실버타운보다 입주비가 저렴하다는 점,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끼리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그만큼 유인력이 크다. 게다가 실버타운에서 노인들을 보살필 종사자 및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신앙인들이어서 노인들을 보살피는데 종교인으로서의 성실함이 보장된다는 면에서 입소노인들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조건 역시 큰 장점으로 꼽히면서 『기왕이면…』 하는 면에서도 인기가 높다. 종교계 실버타운은 지난 95년 가톨릭 수원교구가 「성모의 집」을 개관한 이래 불교 조계종이 대규모 노인종합복지센터인 「보리수마을」과 「성라실버타운」을 지난해 각각 개관했다.  또 올해 들어서는 가톨릭 노사사회봉사회가 부산에 실버타운을 착공했으며 특히 은퇴신부들이 한데 모여 살 수 있는 사제용 실버타운이란 새로운 형태의 실버타운을 선보일 전망이다. 여기에 원불교도 도고온천에다가 실버타운을 건립중으로 종교계의 실버타운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불교/보리수 마을­대웅전·참선방 등 생활불교 도량 갖춰/성라실버타운­천혜의 자연속 알찬 여생보내기 최선 ▷보리수 마을◁  불교 조계종 산하의 사회복지법인 보리수마을이 지난해 10월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전포매리 남애해수욕장 인근 2만3천여평 부지에 개원한 「실버타운 보리수마을」은 15평형 아파트 3백60실 규모. 서울에서 2백㎞ 떨어져 있으면서도 다양한 관광요건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지 서울 등 수도권의 자녀들과 주말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국내 유일의 온천 실버레저타운인 보리수마을은 2만2천여평의 부지에 주거공간 외에 법당과 식당과 노래방·휴게실을 갖춘 근린생활시설과 자매병원 등 의료시설 그리고 사우나·헬스·게이트볼장·삼림욕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보리수마을 대표이사 김신명 스님은 『이곳은 각종 복지시설과 휴양시설을 다양하게 갖춘 선진국형 실버타운으로 쾌적하면서도 최상최적의 복지시설을 갖춘 한국형 종합주거타운』이라면서 『노인들의 고른 영양섭취를 위해 영양사들과 함께 직접 식단을 짜고 관리해드릴 것』이라고 자랑했다.  특히 대웅전·법당·참선방 등 불교시설을 두루 갖춘 보리수마을은 고난의 연속이었던 일상의 굴레를 벗고 편안히 정진과 요양을 하며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생활불교의 도량이란 면에서도 다른 민간의 실버타운과는 차이가 난다. 이와함께 보리수마을은 입주노인들의 사후관리를 위해 납골당(납골공원탑)도 건립할 예정인데 이곳 입주자가 사망시 본인이 원할 경우 사후 10년간 제사도 봉행해줄 예정이라고 한다. ▷성라 실버타운◁  경기도 가평에 있는 조계종의 성라실버타운도 지난해 10월 개관해 현재 입주가 한창 진행중이다. 9평형 96가구 규모에 사우나실·수영장·도서실·서예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옥외는 운악산 줄기로 이어지고 등산로에 배드민턴장과 텃밭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의 이사장 권법성 스님은 『무엇보다 저 자신이 나이든 사람으로서 공기 맑고 조용한 곳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살다가 원만히 회향을 맞이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어 성라원의 문을 열게 된 것』이라면서 『천혜의 땅 가평에서 자연의 싱그러움과 함께 알찬 노후를 영위할 수 있도록 종사자 모두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라원의 입주금은 보증금이 독신일 경우 5천만원에 생활유지비가 4천6백만원으로 총 9천6백만원이며, 부부일 경우 보증금은 똑같이 5천만원에 생활유지비가 7천만원으로 총 1억2천만원으로 매월 내는 생활비는 없다.<신정섭> ◎가톨릭/성모의 집­비신자도 입주가능… 부부보증금 1억2,000만원/흰돌실버타운­99년 개관예정/사제마을­은퇴 신부만 허용  ▷성모의 집◁  경기도 여주군 도전리에 자리잡은 성모의 집은 12.5평형 아파트 82가구 규모로 파티마성모프란치스코 수녀회에서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65세이상의 가톨릭신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이교도가 아니면 비신자도 가능하다고 한다. 입주보증금은 부부일 경우 1억2천만원, 독신자는 1억원으로 고액인 편이나 주거공간 외에 헬스실·휴게실·기도실·도서실·의무실 등의 각종 부대시설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흰돌실버타운·사제마을◁  가톨릭의 사회복지법인인 노사사회봉사회(대표 이영식 신부)는 지난 1월말 부산시 남구 망미동 금련산 기슭에 「흰돌실버타운」 기공식을 가졌다.  99년 개관예정이고 입주대상은 60세 이상의 독거노인이나 부부로 입주금은 1억∼1억8천만원선을 예상하고 있다.   또 은퇴 신부만을 위한 실버타운인 「사제마을」도 이달 경기도 몰압산 기슭에서 입주식을 갖고 문을 연다. 가톨릭 성 라자로마을(대표 이경재 신부)이 관리하는데 개인주택 5동으로 이뤄져 있고 오는 2000년까지 20동 규모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한다. ◎원불교·기독교/원불교­도고지역 2만여평에 입주식·콘도식 타운 추진/기독교­순복음교회서 옐림양로원 무료운영 이미 시작  원불교에서도 천안 도고온천 지역에 실버타운을 건립중이다. 지난 4월에 착공한 이 실버타운은 1백50여가구 규모로 2만여평의 부지에 입주식 타운과 회원제 콘도식 타운을 겸하는 복합형태로 건설, 다양한 치료·요양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 순복음교회가 입주금 없이 거의 무료로 운영중인 옐림양로원이 운영중이고 광림교회를 비롯한 기독교계에서도 전국 각 지역에 교회별로 실버타운 설립을 계획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착공 및 개원한 곳은 없다. 이처럼 황금알을 낳는 미래산업으로 전망돼온 실버타운 사업이 국내서는 의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겨우 10여개소만이 실버타운의 형태를 갖춘 채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으나 입주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인 우리나라의 실버타운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 자립이 안된 노인들에게 입주비 부담이 제일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과도기는 5년 이내에 끝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5년만 지나면 실버타운 사업이 미국 등 선진국에서처럼 최고의 신용도가 높은 미래사업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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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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