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밀 가격이 폭등하는 가운데 밀 선물거래시장에서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 사건과 유사한 금융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최대 선물중개업체인 MF글로벌이 허용범위를 초과한 밀 선물거래로 1억4,15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트레이더 에반 둘리가 1억부셸 상당의 밀 선물을 소매 계좌를 통해 한도를 넘어서 무단으로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MF글로벌은 내부 트레이더들의 개인 소매계좌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 회사는 에반 둘리를 즉시 해고했다. MF글로벌의 케빈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 콜을 통해 이번 사태를 "시간이 걸리더라도 회사의 위험관리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에반 둘리는 "거래한도 초과를 막는데 회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MF글로벌이 이번 사건으로 입은 손실액은 지난 3분기동안의 세전 누계수익인 1억1,300만달러보다 많으며 회사 자본금의 6%를 차지하는 규모다. MF글로벌의 사례는 전자거래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세계 금융시장의 취약함을 다시금 드러냈다는 평가다. 또 최근 국제 봄밀 가격이 1거래일 사이 20% 급등하는 등 곡물선물시장에 과열조짐이 두드러지면서 투기세력이 이 같은 상품거래로 몰리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MF글로벌의 입장에서는, 지난 1년간 파생상품시장이 25% 커지는 호재를 맞은 현 시점에서 이 같은 사고로 인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28일 MF글로벌의 주가는 28%나 폭락한 주당 21.19달러에 마감, 시가총액에서 10억달러가 단숨에 증발했다. 이와 관련 아이트그룹 컨설팅사의 애덤 호노 애널리스트는 "거래, 결산, 리스크관리 체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며 "이번이 그러나 마지막 케이스가 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