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두 달째 7%대에 머무는 해외 차 시장에서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어 자동차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1월 미국에서 8만15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7.7%를 기록했다. 현대ㆍ기아차는 2011년 12월 7.6%를 기록한 후 줄곧 8%대를 유지하다 2012년 12월 점유율이 7.3%로 주저앉았다. 이어 2013년 1월 점유율도 7.7%에 머무르면서 올해 점유율은 7%대로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1월 성적은 내용 면에서 지난해 12월에 비해 더욱 좋지 않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시장 평균 성장률이 9%인 가운데 현대ㆍ기아차는 4.7% 성장하며 그나마 선방했다. 그러나 1월은 전체 시장이 14.2% 성장했지만 현대ㆍ기아차의 성장률은 2.3%에 그쳤다. 시장 평균 성장률보다 무려 12%포인트가량 하회하는 성장률을 보이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같은 시기 일본 도요타와 혼다는 각각 26.6%와 12.8%의 판매 신장을 실현했고 미국 '빅3'라고 불리는 GMㆍ포드ㆍ크라이슬러는 각각 15.9%, 21.7%, 16.4% 판매를 늘렸다.
자동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동일본 대지진 후유증을 딛고 경쟁력을 완전히 회복한 일본 업체들이 엔저까지 등에 업고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면서 "게다가 미국 차 시장이 확대되는 시기여서 그 기세를 막기가 더욱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현대ㆍ기아ㆍ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 등 국산차 5사의 유럽 수출도 2011년 대비 6.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2011년 EU로의 자동차 수출은 2010년 대비 42.8% 증가했고 2012년에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곧바로 감소세로 반전했다.
이는 유럽의 경제위기가 FTA 효과를 상쇄시킨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체코 및 터키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생산품은 잘 팔렸지만 5사의 국내 공장 제품 수출은 FTA 덕을 더 이상 보지 못하고 후퇴했다.
국내 완성차 5사의 지난해 수출은 EU 외에도 아시아(-20.7%), 중남미(-12.5%), 중동(-1.9%) 등에서도 감소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