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3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가 프레지던츠컵 둘째 날 자존심 회복에 나섰지만 또 다시 고배를 들었다. 관심을 모은 타이거 우즈(미국)와 어니 엘스(남아공)의 대결에서는 엘스가 완승을 거뒀다.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조지의 팬코트리조트골프장 링크스코스(파73ㆍ7,489야드)에서 잔뜩 찌푸린 날씨 속에 열린 대회 이틀째 경기. 최경주는 현지시간 오전에 열린 5개의 포볼(한 팀 두 선수가 각자 볼로 경기한 뒤 좋은 성적을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매치플레이 가운데 2번째 매치에 레티프 구센(남아공)과 짝을 이뤄 올 시즌 PGA투어에서 각각 4승과 3승을 거둔 데이비스 러브 3세-케니 페리조와 겨뤘지만 2&1(1홀 남기고 2홀 차)으로 아쉽게 패했다.
이날 최경주는 다소 긴장했던 전날에 비해 샷 감각이 살아나면서 프레지던츠컵에서의 첫 승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최경주-구센 조는 러브 3세가 1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1홀차로 뒤졌지만 4번홀(파4)에서 최경주가 러프에서 날린 세컨드 샷을 핀 3㎙ 지점에 세운 뒤 버디를 낚아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구센도 뒤질세라 5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1홀차로 앞서갔다. 그러나 장타를 앞세운 페리의 맹활약에 8, 9번홀을 내리 내줘 다시 리드를 빼앗겼고 12번홀도 잃어 2홀차가 된 이후 1홀씩을 주고 받아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반드시 이겨야 마지막 홀에서 최소한 무승부를 노려볼 수 있었던 17번홀(파3)에서 최경주와 구센은 나란히 버디 퍼팅을 놓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최경주는 첫날 포섬매치에서 스튜어트 애플비(호주)와 팀을 이뤄 우즈-찰스 하웰 3세조에 패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패전을 기록하며 국제 연합팀에 승점을 보태지 못했다.
이날 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경기는 우즈-하웰 3세와 엘스-팀 클라크(이상 남아공)의 격돌이었다. 접전이 예상됐던 세계랭킹 1, 3위인 우즈와 엘스의 맞대결이었지만 엘스-클라크의 일방적인 우세 속에 5&3(3홀 남기고 5홀 앞섬) 승리로 끝났다. 1번홀부터 클라크의 버디로 출발한 엘스조는 클라크가 5, 7번홀을 따내며 기세를 올린 뒤 9, 10, 11번 3개 홀을 거푸 이겨 쉽게 승기를 잡았다.
나머지 매치에서는 연합팀의 로버트 앨런비(호주)-마이크 위어(캐나다), 그리고 미국팀의 짐 퓨릭-제이 하스, 크리스 디마르코-저스틴 레너드가 각각 승리를 거뒀다. 전날 3승1무2패로 승점 3.5대2.5를 기록했던 연합팀과 미국팀은 이날 오전 경기가 끝난 현재 5.5대5.5로 동률을 이뤘다. 한편 최경주는 오후 열린 5개의 포섬 매치플레이 중 첫 매치에 출전, 피터 로나드(호주)와 함께 케니 페리-제리 켈리조를 상대했다.
<조지(남아공)=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